2분기 기업 매출 '역대 2위' 차지…원자잿값 급등에 수익성은 '악화'

2분기 국내 기업 매출액 증가율 20.5%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영업이익률 7.1%로 축소
부채비율 91.2%…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아

입력 : 2022-09-14 오후 2:05:51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기업들의 매출이 작년보다 20%가량 증가하며 역대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수익성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확대되는 등 안정성 지표도 다소 악화됐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해 4~6월 국내 외감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0.5%로 전 분기(17%)보다 증가폭이 3.5%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24.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2021년 말 기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 법인기업 2만1042곳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이 22.2%로 전 분기(18.6%)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비제조업도 18.2% 증가해 전 분기(15.4%)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제조업 중에서는 석유·화학이 39.9% 급등했고, 금속제품(22.4%), 운송장비(10.9%)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비제조업에서는 건설업(17.5%), 도·소매업(13.6%), 전기가스업(38.7%)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23%, 중소기업이 10.2%로 전 분기 각각 20.1%, 7.5%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경제 마진이 좋아지면서 석유·화학 업종 매출이 늘었다"며 "자동차 업종도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나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운송장비 업종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총자산 증가율은 2.3%로 전 분기(1.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보유자산의 환산액 증가에 따른 결과다.
 
반면 국제유가 등 원자잿값 상승 여파에 기업들의 수익성은 나빠졌다. 수익성 지표는 계절성이 있어 전년 동기와 비교한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액을 보여주는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1%로 전년 동기(7.4%) 대비 소폭 축소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1년 전(9%) 대비 낮아진 8.6%를 기록했다. 비제조업도 전년 같은 기간(5.4%)보다 낮아진 5.1%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같은 기간 7.7%에서 7.4%로 소폭 하락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6.4%에서 5.8%로 낙폭이 더 컸다. 전체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은 7.2%로 전년 동기(8.2%)에 비해 하락했다.
 
김 팀장은 "영업이익률 악화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대기업의 경우 석유·화학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덜 나빠졌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 측면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더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91.2%로 전 분기(88.1%)에 비해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6년 3분기(91.8%) 이후 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제조업이 1분기 65.7%에서 올 1분기 70.8%로 올랐고, 비제조업도 123.4%에서 126.7%로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83.2%에서 87.9%로 올랐고, 중소기업도 107.1%에서 108.3%로 상승했다.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2016년 2분기(90.64%)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다. 차입금 의존도도 24.5%로 전 분기(23.9%)보다 상승했다.
 
김 팀장은 "대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외상 매입 등 영업 부채가 많이 늘어나 부채가 더 큰 폭으로 확대됐다"며 "석유·화학 정비업체 외에 일반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익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전기가스업도 연료비와 전기가스 구입비가 늘어나면서 부채가 늘었다"고 말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해 4~6월 국내 외감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0.5%로 전 분기(17%)보다 증가폭이 3.5%포인트 확대됐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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