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6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부터 시세 조작 의혹 및 셀프 상장 등의 불공정 거래 행위와 관련해 제대로된 제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빗썸에 대해 복잡한 지배구조와 이 과정에서 나타난 자금출처의 불투명성, 재무상태 건전성에 대해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 (사진=국회방송 캡처)
김 의원은 빗썸과 관련해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대주주) 주식을 가진 비덴트의 전 대표인 김재욱의 비트갤러리아(비덴트 최대주주)가 소규모 투자한 후 순환투자를 통한 계속 몸집을 키워왔다. 이 중 (관계사인)이니셜 투자조합이란 곳이 원래 휴대폰 매장에 무선 이어폰을 납품하는 2억원의 소규모 회사인데, 200억원의 자금을 도달해 운영했다. 출자 능력과 재무상태를 봤을때 어떻게 영업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 구조에 대해서는 깊게 살펴보지 않았다"라고 짧게 답했다. 김 의원은 "일반적인 금융거래소라면 영업허가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나무의 자회사인 업비트에 대해선 루나 코인 폭락 사태와 관련해 셀프상장, 수수료 수입 등의 불공정한 행위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비트의 경우 루나 코인을 BTC 마켓에만 상장한 것과 관련, 루나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보통 인기 있는 코인은 원화마켓에 상장하기 마련인데 업비트 측은 원화마켓 상장 기준이 더 엄격하기 때문에 상장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했다"며 "업비트가 루나 코인의 헛점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또한 2018년 두나무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설립됐을 당시 거래소 업비트는 루나 코인에 자본금의 63%를 투자하고, 2년 후 다시 루나 코인을 업비트 BTC 마켓에 상장해 '셀프 상장' 의혹이 일었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같은 해 4월 루나 2000만개를 사들였고, 이듬해인 2019년 업비트는 루나를 상장했다.
김 의원은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당시 투자 결과로 약 1400억원 규모 차익을 남겼다. 이후 루나 폭락장이 시작됐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코인을 상장하고 이후에 일정기간 두는 것이 일종의 셀프 상장이 아니냐"면서 "한국거래소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상장한다는 사실은 있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과거 엉터리·중복 공시 논란 등도 문제로 짚었다. 지난해 2월 업비트는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코인 운영사 웨이투빗에 대한 지분취득 공시를 내놓았는데, 해당 공시로 보라 코인은 52.7원으로 시작해 572원까지 약 11배 급등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블록체인 기반 반려동물 플랫폼 애니멀고의 가상자산 고머니2와 관련해선 고머니2가 5조원 규모 초대형 북미펀드인 셀시우스 네트워크로부터 토큰 투자를 받았다는 내용의 공시를 올려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초대형 국립펀드가 투자했다는 공시를 낸 회사는 알고보니 펀드가 아닌 암호화폐 플랫폼이었다. 투자자들이 의혹제기를 하니 업비트는 뒤늦게 공시를 철회했다"면서 "또 카카오게임즈가 웨이투빗 지분을 취득했다는 공시는 재탕 공시였다. 이럴 경우는 원래 영업 정지 받을 사안이 아닌가 싶다. 더이상 선량한 피해자들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투자자보호 관련해서 현 제도가 허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현재 국회에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14개 올라와있는데 이를 빨리 논의해주셨으면 싶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