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금융위 국감, 가상자산 정조준…시세조종 의혹·루나 사태 책임 추궁

주요 증인 일부 불출석에 반쪽짜리 질의 오가
이석우 대표, 시세조종 의혹엔 "답변 곤란"…"룰 빨리 정해져야" 강조
한컴 아로와나코인 관련 작전세력 의혹 제기도…"실제 계약 없었다"

입력 : 2022-10-06 오후 6:13:25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올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가상자산 시세 조종 의혹을 비롯해 루나·테라 폭락 사태와 관련한 책임 추궁과 재발방지책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다만 반쪽짜리 질의가 이뤄졌다.가상자산 업계 인사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핵심 증인 일부가 불출석한 까닭이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와 테라의 밸리데이터(validator, 블록체인 검증인) 회사인 디에스알브이랩스의 김지윤 대표, 박진홍 전 엑스탁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증인으로 채택됐던 빗썸 이정훈 전 의장은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합당한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이 전 의장의 동행명령장에 대해 이의 없이 의결했다.
 
테라와 가장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도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신 총괄 측은 "검찰 수사 중인 사건과 같은 사항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서 질의에 응한다면 검찰 수사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관련해서는 셀프상장, 자전거래, 시세조종 등을 중심으로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직원 수 373명, 1인당 순이익 58억원으로 지난해 막대한 실적을 올렸는데, 이는 번 게 아니라 벌도록 돼버렸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면서 "증인은 검찰 기소에서 제외된 것으로 안다. ID 8을 개설해 자동주문 프로그램으로 거래를 하고 자전거래, 허수 주문, 미끼 주문, 계정 생성 등으로 가상자산이 입고된 것처럼 만들었다"면서 사실유무를 따져물었다.
 
앞서 검찰은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자전거래를 통해 이익을 챙겼다고 보고 2018년 송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송 회장이 2017년 'ID 8'이라는 계정을 만들고 자전거래를 통해 1491억7700만원 상당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혐의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고 말씀하신 부분은 검찰 주장이다"며 "1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2심이 진행 중이라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또 가상자산 시장의 문제 재발 방지책에 대해선 "당시 개장 초기였기 때문에 아무런 룰들이 없었고 지금까지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나름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객관적 기준이 없으니 룰이 빨리 정해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중 541개가 상장 폐지됐는데 사전 고지가 없었다는 지적에 이 대표는 "거래지원 종료를 할 때엔 2주 전에 유의 종목을 지정하고 프로젝트에 소명을 받는데 그 절차는 진행했다"면서 "우리가 거래 지원 종료를 하지 않으면 훨씬 더 큰 피해가 생기기 때문에 우리가 들여다보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로와나 코인 의혹 관련자인 박진홍 프리대부 대표(전 엑스탁 대표)의 통화내용 일부. (사진=국회방송 캡처)
박진홍 전 엑스탁 대표가 '아로와나 코인' 시세조정 관련 연루 의혹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한글과컴퓨터가 발행한 가상자산 '아로와나 코인'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선 당시 코인을 개발해 준 기술 업체인 엑스탁 대표였던 박진홍 프리대부 대표를 대상으로 질의가 나왔다. 지난해 4월 빗썸은 아로와나코인을 상장했는데 당시 해당 코인은 상장 30분만에 가격이 1000배 이상 뛰어 시세조종 의혹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한컴이 아로와나코인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이 방치하고 있다"면서 해당 코인 상장 과정에서 거래소와 공모해 작전세력을 모으고 시세조정을 벌인 의혹과 관련한 통화 녹음 내역과 계약서를 공개하며 사실 여부를 추궁했다. 여기엔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을 아로와나코인 실소유주로 하는 이면 계약과 해당 코인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라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박 대표는 "계약서는 실제 계약된 내용이 아니고 아로와나코인에 투자한 골드그룹이 본인들의 요청에 의해 작성됐다. 한컴그룹이나 제가 도장을 찍은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루나·테라 폭락 사태와 관련해선 테라 블록체인의 밸리데이터로 블록생성에 참여했었던 김지윤 DSRV랩스 대표에게 질의가 이어졌다. 당시 코인 가격 붕괴 이전 그룹방에서 관련 내용이 공유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테라와 루나가 붕괴하기 시작하면서 기술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외부에서 체인 자체를 전복시킬 수 있는 상황이 생겼고, 체인을 멈춰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120개 밸리데이터가 모인 방이 생긴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알고리즘은 코드로 정확히 구현됐으나 목적치에 도달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이라며 "좀더 기술적인 설명과 충분한 정보전달을 통해 투자자들이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게끔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선율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