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복현호 공매도조사팀, 외국계증권사 계좌 집중 조사

CS·모간스탠리·메릴린치 등에 자료요청
이복현 원장, 공매도 주문 집중 증권사 실태조사 시사

입력 : 2022-10-07 오후 1:43:29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출범한 지 약 한달 반이 지난 금융감독원 공매도 조사팀이 외국계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자료요청을 진행 중이다.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증권사들에 비해 공매도 주문 창구로 더 많이 이용되며, 자연스레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 공매도 발행 비중도 압도적으로 크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공매도 주문이 집중된 기관 및 증권사에 대한 고강도 실태조사를 시사한 만큼 조사팀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 공매도 조사팀은 조사 중인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계좌나 거래내역 등 자료를 크레디트스위스(CS) 증권, 모간스탠리, 메릴린치증권 등 주요 외국계증권사들에 요청했다. 
 
공매도 조사팀은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인위적인 주가 하락 등 공매도와 관련한 불공정·부정거래를 집중 살피는 부서로, 지난 8월 중순 출범했다. 공매도 관련 조사는 기존에 자본시장조사국 내 조사1·2팀과 파생상품조사팀이 분담하고 있었고 공매도 조사반은 파생상품조사팀장이 겸직하고 있었다. 다만 공매도만 적극 들여다보기엔 한계가 있었던 만큼 금감원은 공매도 조사팀을 신설해 공매도 관련 불공정거래 조사와 정보수집 등을 맡기고 있다.
 
공매도 조사팀은 우선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외국계 증권사들에 자료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를 통하는 공매도 주문 계좌가 많다보니 불공정거래 내역을 살펴보고 있는 와중에 관련 자료 요청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불공정 거래의) 투자 주체가 외국계 증권사 중 하나인지 확인된 바는 없으며 지금 증권사를 들여다보고 있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증권사들에 비해 공매도 창구로 더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특히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단타 공매도족들이 활발히 이용하는 창구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실제로 외국계 증권사들의 공매도 수수료 수익 국내 증권사들을 훌쩍 뛰어 넘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매도 수수료 수익 상위 5개 증권사는 모두 외국계 증권사로 나타났다. 모간스탠리가 올 상반기 64억4000만원의 수입을 거둬 1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31억5000만원), JP모간증권(29억9000만원), 메릴린치증권(26억5000만원), 골드만삭스(17억70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의 공매도 시스템에 대한 검사도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금융투자검사국은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에 대한 수시검사를 지난달 마쳤다. 주문상 무차입공매도 등 불법은 없었는지 시스템 위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진다. 대부분 고의가 아닌 실수라고는 하지만, 국내 불법 공매도는 대부분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총 127건의 불법 공매도가 적발됐는데, 이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위반 사례는 8건뿐이며 나머지 94%는 외국계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공매도를 집중적으로 매매한 기관과 증권사를 상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단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공매도와 관련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는 건 잘 알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이상했던 건 공매도가 왜 특정 증권사 보유 주식 내지는 특정 창구를 통해서 주문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하락 국면에 공매도가 집중됐던 기관이나 증권사에 대한 실태 점검이 필요하다"며 "점검을 통해 제재까지 이어지진 않더라도 제도를 효율적으로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검사까지 해야 할 것"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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