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저축은행 여·수신 또 늘었다…부실사태 이전 최대기록 경신할 듯

입력 : 2020-10-20 오후 4:27:01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 여·수신 규모가 7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8월에도 또다시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에 시중 자산이 저축은행으로 빠르게 이동한 데다 대출 수요까지 급증하면서다. 연말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여신에 이어 수신 규모도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전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저축은행 여신과 수신 규모가 지난 8월 일제히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영업점. 사진/뉴시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8월 기준 저축은행의 수신 금액은 7179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약 10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수신 규모는 지난 670조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상반기에 늘어난 금액만 51000억원에 달한다. 하반기에도 5조원 이상 수신이 늘어날 경우 이르면 올 연말 내지 내년 초에는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저축은행 사상 최대 수신액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발발하기 전 2010476984억원이다. 이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일어나 30여개 저축은행이 도산하면서 매년 수신액이 감소했다. 2014년에는 수신액이 30조원대 규모로 축소됐다. 이후 2016년부터 시작된 저금리 기조에 저축은행 수신 금리 매력이 부각되면서 최근까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선 코로나 확산 여파로 저축은행 수신액이 더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비대면 모바일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고객들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저축은행앱에서 시중은행 계좌 조회 및 이체까지 가능한 오픈뱅킹이 도입돼, 자금 이동이 더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에 저축은행 업권이 정상화됐고 연이어 디지털 플랫폼을 론칭하면서 수신 금액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신 규모는 연신 최고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8월 기준 저축은행 여신액은 716962억원을 나타냈다. 전달 처음으로 여신 규모가 70조원을 돌파한 이후 매월 상승세이다.
 
저축은행 여신 규모 또한 코로나 여파에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열풍으로 2금융권에서까지 대출 수요가 커졌다. 무엇보다 시중은행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넘어오고 있어 연말까지 저축은행 여신액은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대출 증가세를 살피고 있어 일부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코로나가 재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등 잠재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저축은행이 손실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제고토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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