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물 검출' 고혈압약 자진철수 잇따라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고혈압약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불순물이 검출되자 일부 제약사들이 자진 회수 조치에 나섰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테놀올' 성분의 고혈압약에서 발암 의심 물질인 '니트로사민류'가 검출되자 해당 제약사에 자체 검사지시를 내리고, 불순물이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자발적으로 회수하도록 지시했는데요.   고혈압약에 흔하게 쓰는 성분인 아테놀올에서 검출된 니트로사민류는 발암 의심 물질로 분류되지만, 발암성 평가 자료 등 독성 자료가 부족해 인체영향평가가 어렵고 위해성도 완벽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국이 직접 나서 회수나 허가 취소 등의 조치를 내리지 않고 불순물 허용기준치 이하로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비의도적 불순물에 대해 한시적 허용기준을 도입해 니트류사민류 1일 섭취 허용량이 178ng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출하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정했습니다.   다만 이는 12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 받게 되며, 기간을 연장하려면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제약사들은 한시적 허용기준 조치 지시 후 1개월 이내 식약처에 저감화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12개월 이내 저감화를 완료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불순물이 기준치 이하로 나온 제약사들은 아테놀올 성분의 고혈압약을 계속 판매하고 있지만 소비자 불안감은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뉴젠팜·한국유나이티드 '자진취하'   반면 한미약품과 뉴젠팜, 한국유나이티드,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아테놀올 성분의 고혈압약을 자진 취하했고, 대웅제약은 판매 중단 결정을 했습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한미아테놀올정50mg을 지난 10일 취하한데 이어 한국유나이티드의 아스텐정과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에이프로젠아테놀롤정50mg은 12일, 뉴젠팜 뉴젠팜아테놀올정은 23일에 잇따라 자진 취하를 결정했습니다.   대웅제약은 18일부터 대웅아테놀롤정 25mg과 50mg을 판매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테놀올 성분 고혈압약은 국내에서 85억원에 달하는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는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지만 불순물 검출로 불안감이 커지자 대체 성분 혈압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아테놀올 자진 취하 배경을 밝히길 꺼리고 있지만, 아테놀올 성분 고혈압약은 불순물 저감화 계획과 이행 상황을 식약처에 보고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추가로 아테놀올 성분의 고혈압약 생산을 중단하는 제약사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제약사 구조조정 칼바람…일동제약·한국MSD 희망퇴직 실시

 최근 일동제약과 한국MSD가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제약업계 구조조정 칼바람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최근 강도 높은 경영쇄신 작업의 일환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는데요. 일동제약그룹에 따르면 연구비용 효율화와 품목 구조조정, 임직원 ERP(Early Retirement Program 자발적 희망퇴직) 등을 포함한 쇄신안을 공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의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고, 남아있는 임원들의 급여 20%를 반납하는 것이 이번 인력 구조조정의 주요 골자입니다.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음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제약기업 중에서도 장기근속 직원이 많은 일동제약이 대대적인 인력 조정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이번 쇄신안은 금리 상승 등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대비하고, 연구개발(R&D) 분야의 조기 성과 창출을 위한 것으로 재무적 리스크를 줄이고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이익 구조가 취약한 품목을 과감히 정리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다"며 "조직 통합, 인원 재배치로 조직을 재정비해 효율적인 자원운영과 매출 목표 달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조직 재정비 '선택과 집중' 다국적 제약사도 인력 구조조정에 합류했는데요. 한국MSD는 GM사업부 국내 철수와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특허 만료로 해당 사업 폐지가 맞물리면서 전 직원의 20%가량인 100여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오는 7월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과 동시에 퇴직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담, 이직, 창업 등 진로를 컨설팅하는 아웃외부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실시한다는 방침입니다. 희망퇴직금으 최대 48개월분의 월기본급에 2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한국MSD 관계자는 "이번 변화를 통해 오랜 기간 당뇨병 치료에 기여해 온 자누비아의 브랜드 가치 강화와 성장을 기대하는 한편, 혁신 의약품에 집중하는 경영 방향성을 토대로 항암제, 백신 및 새로운 파이프라인 등 의료 혁신의 주요 영역을 더욱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며 "한국MSD의 비즈니스 조직은 항암제사업부, 백신사업부, 호스피탈 스페셜티 사업부로 재편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국MSD는 오는 9월 자누비아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자누비아 품목의 국내 판권과 유통권, 허가권, 상표권, 제조권 등의 라이선스를 종근당에 넘겼고, 계약내용에 고용승계와 관련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사들이 경영 효율화와 비용절감을 이유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움직임이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근육량 적은 비만일수록 근육에 지방 축적될 위험 '4배'

 노화와 신체활동 감소로 근육량과 근기능은 줄어드는 반면 지방량은 늘어나는 근감소성 비만 환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근감소성 비만 환자의 근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조윤경, 건강의학과 김홍규 교수팀은 근감소성 비만 환자가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처럼 근육에 지방이 축적돼 근육의 질이 저하되는 '근지방증(myosteatosis)'이 발생할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4배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근지방증은 당뇨병, 비알콜성 지방간, 심혈관질환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지는데 이번 연구로 근감소성 비만 환자에서 근지방증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것입니다.  근감소성 비만은 지방 독성, 만성염증, 인슐린 저항성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그 결과 정상 근육의 양과 기능이 함께 저하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근지방증은 근감소성 비만의 진행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최근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 위험성의 생체지표로 간주되는 체지방이나 내장지방보다 근육에 지방이 침투하는 근지방이 더 위험인자로 간주하는데요. 각각의 근육 세포 내부에는 에너지를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소량의 건강한 지방이 자연적으로 존재하지만 문제는 세포 외부와 근육 섬유 및 근육 다발 주위에 축적되는 과도한 지방입니다. 일부에서는 고질적인 건강문제, 조기 사망과 근지방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체지방이 높아 비만으로 분류되더라도 근지방이 낮으면 상대적으로 건강한 경우가 있는 반면 체지방이 낮아도 근지방이 높으면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근지방이 축적되는 것은 다른 건강 문제가 내제돼 있을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즉 근지방은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건강상의 다른 문제로 인해 활동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심장 문제나 당뇨병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근지방증은 대장암의 예후인자로 보고 근지방 지수(SMD)는 조기진단의 지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대장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암에 의한 염증성 반응은 면역 조절 인자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데 이는 근육에 지방이 쌓이는 근지방증을 유발해 대장암의 예후인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전경 (사진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대사 건강 위해 근육의 질 관리해야" 이번 연구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간이나 심혈관 등에 질환 발생 이력이 없는 1만3612명의 복부 CT 영상을 분석한 것으로 미국비만학회 발간 국제학술지 '비만(Obesity, 피인용지수 9.298)'에 게재됐습니다. 연구팀은 근감소성 비만과 근지방증은 부정적인 시너지를 유발할 수 있어 대사 건강을 위해 근육의 질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영상 자동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체 복부 근육을 건강한 근육과 건강하지 않은 근육 등으로 세분화한 다음, 전체 복부 근육에서 건강한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인 좋은 근육량 지표를 개인별로 산출했습니다. 좋은 근육량 지표가 가장 낮은 4분위(남성 73.56% 이하, 여성 66.97% 이하)에 속한 사람은 근지방증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는데요. 근감소증은 골격근량을 체질량지수(BMI)로 조정한 값을 기준(남성 0.789 미만, 여성 0.512 미만)으로 판단했으며, 비만은 체질량지수가 25kg/m2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다. 근감소증이 동반된 비만 환자를 근감소성 비만으로 간주했다. 분석 결과 근지방증을 가진 비율이 근감소증도 비만도 아닌 정상 그룹(310명)에서는 17.9%였던 반면, 근감소성 비만 그룹(9353명)에서는 54.2%로 나타났습니다. 정상 그룹에서 근지방증이 발생할 위험을 1로 보았을 때, 근감소성 비만 그룹에서 근지방증이 생길 위험은 3.7로 두 그룹 간 4배가량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근지방증과 근감소성 비만은 서로 부정적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대사 건강을 위해서는 내장지방을 감량하는 것뿐만 아니라 근육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홍규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는 "질 좋은 근육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개인 몸 상태에 따른 적절한 운동 비율과 강도를 지키며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