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등 반도체 기술, 중국으로 빼돌린 업자들 무더기 기소

17명 공모, D램 제조 노하우 등 중국 경쟁업체로 유출
범행 가담한 삼성전자 자회사 전 직원들도 재판에 넘겨져

입력 : 2021-01-26 오후 4:00:5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협력사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부장 조상원)는 국가정보원 산하 산업기밀보호센터와 공조해 수사한 결과 A사 연구소장 임모 상무, 영업그룹장 박모 이사, 공정그룹장 윤모 이사, 공장장 김모 부장, A사 하청업체 김모 대표 등 5명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의 범행에 가담한 A사 부사장과 품질그룹장, A사 법인, 삼성전자 자회사인 반도체 장비업체 B사 전 직원 등 1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임 상무와 박 이사 등은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SK하이닉스의 HKMG(High-K Metal Gate) 반도체 제조기술과 반도체 세정 레시피 등 반도체 관련 국가 핵심기술, 첨단기술, 영업비밀을 중국 반도체 경쟁업체 2곳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HKMG는 D램 반도체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전도율이 높은 신소재를 사용한 최신 반도체 제조 공정기술이다. 반도체 세정 레시피는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세정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배합비, 분사 순서, 속도, 압력 등에 대한 수치로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양산 라인에서 수만장 이상의 패턴 웨이퍼(Pattern Wafer)로 공정을 수행한 후 이를 평가·보완해 확정한 정보다.
 
윤 이사와 김 부장, 김 대표 등은 B사 전직 직원 등으로부터 취득한 B사 초임계 세정 장비 도면 등 반도체 관련 첨단기술, 영업비밀을 중국 수출용 반도체 세정 장비 개발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초임계 세정 장비는 초임계 상태(액체와 기체의 중간 성질)의 액체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반도체 세정용 화학물질을 건조하는 최첨단 반도체 세정 장비로, B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앞서 검찰은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로부터 국내 반도체 관련 핵심 기술이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유출된 정황이 있다는 정보를 제공받고, 지난해 7월 A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경쟁업체에 유출된 기술은 10나노급 D램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기술인바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치밀한 수사를 통해 HKMG 반도체 제조기술의 추가적인 국외 유출을 방지하고, 유출 기술을 사용해 제조한 반도체 초임계 세정 장비의 중국 수출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세정 장비. 사진/서울중앙지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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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