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한승 바이오협회장 "임상 성과, 성패 아닌 객관적 기준 필요"

"명확한 통계적 유의성 제시해야…K-바이오, 트렌드 선도 능력 아쉬워"

입력 : 2021-02-24 오후 3:38:20
고한승 신임 한국바이오협회장이 24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협회 운영 방안 및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한국바이오협회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고한승 신임 한국바이오협회장이 국내 바이오 산업 임상 성과를 설명하는데 있어 성패가 아닌 통계적 유의성으로 대표되는 객관적 기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협회 차원에서도 통일된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4일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장(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당 내용을 비롯한 향후 협회 중점 운영 계획 등을 밝혔다. 명확한 파이프라인 가치 판단을 위한 객관적 기준 마련을 비롯해 네트워킹 기회 확대, 재정·정책 지원 강화 등 투명성과 실효성에 무게를 싣는다는 계획이다.  
 
고한승 회장은 최근 코로나 사태 속 더욱 부각된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임상 성과 오해 불식을 위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상 성과의 표현에 '성공'과 '실패'라는 주관적인 판단 요소가 개입되기 보다는 객관적 지표가 명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주가 부풀리기'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투자자들에게 오해를 최소화 할 표현이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고 회장은 "임상 성공 또는 실패라는 표현은 전달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임상의 목적이 되는 통계적 유의성 확보 유무로 표현하는 것이 명확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올해 기회가 된다면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임상 진행상태를 객관적으로 잘 나타낼수 있는 적절한 표현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선임 이후 2년 동안 협회장직을 맡게 된 고 회장은 임기 동안 회원사와의 교류 확대를 중점 과제로 꼽았다. 코로나19 사태 속 대면 모임은 어렵지만, 온라인 등 비대면 방식을 통해 구성원들을 자주 만나 현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한다는 방침이다. 또 회원사 대부분이 바이오벤처로 구성된 만큼 주요 해외진출을 위한 다국적 제약사 라이센싱 담당 임원이나 관련 콘퍼런스 초청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한다. 정책과 재정 측면 지원을 위해선 정부 사업과 회원사 간 교두보 역할을 하는 한편, 관련 부처와의 꾸준한 논의를 통해 업계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고 회장은 글로벌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현재 국내 바이오산업의 부족한 점으로 꼽았다. 최근 10년 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미미한 무게감을 극복하기 위해선 중장기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회장은 "바이오산업은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읽어야 한다"라며 "최근 관심이 높은 백신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그 원천기술인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일찌감치 개발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10~15년 뒤엔 IT·AI 기술 등이 바이오 산업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닐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금부터 관심을 가져야 국내 기업들도 시장 만개 시 기회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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