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도 화이자 백신 맞아도 될까

美서 12~15세 긴급사용 승인…한국화이자, 허가변경 준비
전문가들 "집단면역 위해 필수적...다만 이상 반응 대비해야"
당국 "화이자 백신 접종연령 12세 이하 확대 검토 예정"

입력 : 2021-05-11 오후 2:53:26
국내 만 75세 이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난달 1일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별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방역당국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 연령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이 12∼15세 미성년자에 대한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한 것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도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접종 연령 인하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백신들이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통해서 접종 가능한 대상 연령을 12세 이하로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백신 접종 연령을 낮출 수 있다고 시사했다.
 
정 청장이 언급한 백신은 화이자 백신으로, 지난 3월 국내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 백신·치료제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 등 3단계 자문 절차를 거쳐 16세 이상에게 2회 투여하는 용법으로 허가를 내줬다.
 
16세 이상으로 허가받은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을 변경하려면 식약처에 허가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투여 연령 확대는 허가변경 신청 대상"이라며 "국내 허가사인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허가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밝힐 수 없지만 이른 시일 내에 허가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 연령을 낮추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12~15세 2260명 대상 임상시험 3상 초기 결과에서 확인한 100%의 예방 효과를 토대로 이 연령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실제 투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권고안 발표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FDA는 12세에서 15세 사이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임상 시험한 결과, 효과와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성인과 마찬가지로, 주로 2차 접종 후 약간의 발열과 통증이 나타났지만 큰 부작용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식약처가 화이자 백신 허가변경을 결정하면 질병청 의사결정을 거친 뒤 변경된 연령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다.
 
 
전문가들도 FDA가 검토한 임상 3상에서 100%의 예방 효과가 나온 만큼 화이자 백신 접종을 낮추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코로나19 확진 이후 사망이나 중증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낮지만, 예방효과가 입증된 데다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보다 많은 인구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 결과가 뒷받침되는 만큼 화이자 백신 연령 인하는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라며 "투여 연령을 조정한 뒤에는 연령대별 외부활동이나 감염 패턴이 다른 점을 감안해 어느 접종군에 우선순위를 부여할지 논의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인 18세 이상 성인의 접종 의향이 낮아지고 있어 집단면역 형성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백신 접종 연령을 확대하는 한편, 충분한 설명을 바탕으로 학부형 우려를 해소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투여 연령 확대, 백신 확보를 추진하면서도 해외 사례를 참고한 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낮은 연령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나 중증 감염이 상대적으로 적어 백신 접종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으나 상황에 따라 긴급하게 사용하는 등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며 "다만, 이상반응 발생 우려도 있으니 해외 접종 사례를 참고한 뒤 행동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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