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메디톡스 소송에 "한심하고 무책임…안쓰럽다"

"다년간의 불법 제조와 밀수출에 대한 반성과 사과부터 선행돼야"

입력 : 2021-05-17 오전 9:49:17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대웅제약(069620)은 메디톡스가 새롭게 제기한 소송에 대해 17일 "미국에서 대웅제약을 상대로 한 민사 소송은 관할도 없다는 것을 이미 알면서 제기한 것"이라면서 "한심하고 무책임하다. 어려운 회사 사정에 아직도 미국 변호사에게 돈을 쏟아붓는 것이 이제는 안쓰럽다"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연방법원에 대웅제약을 상대로 미국 특허 권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날 메디톡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도 대웅제약과 미국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를 상대로 보툴리눔 톡신 개발 중단 및 이익환수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가 추가로 제기한 소송은 내용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주장했던 내용을 일반 법원으로 옮겼을 뿐이라는 것이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ITC의 최종 결정이 아무런 법적 효력 없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추가 소송을 통해 시간을 끌고자 하는 메디톡스 측의 다급한 결정으로 분석된다고 보고 있다.
 
앞서 대웅제약은 '나보타(미국 수출명 주보)'의 수입금지 명령 철회 및 ITC 최종 결정의 원천 무효화(vacatur)를 신청했다. ITC는 지난 3일(현지시간) 수입금지 철회를 승인했으며, 연방항소순회법원(CAFC)에 제기된 항소가 기각(dismiss as moot)될 경우 ITC 결정이 무효화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ITC 결정이 무효화 되면 당사자들은 법적으로 ITC 결정 내용을 다른 재판에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대웅제약은 이 같은 점을 바탕으로 메디톡스가 소송을 남발하는 것은 이미 취약한 메디톡스의 재정 상태에 더 큰 타격을 가하고 시간을 낭비할 뿐 대세를 뒤집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디톡스가 내세우는 보툴리눔 균주의 도용 주장은 이미 소멸시효(statute of limitations)가 만료돼 해당 법원에서 원칙적으로 더 이상의 소송을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현재 국내에서 똑같은 내용으로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미국 법원에서는 사건을 기각 또는 중지(stay)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대웅제약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캘리포니아주 법원에서는 메디톡스가 대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한국이 아닌 미국 법원에는 부적합하다며 각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다만 대웅제약에 따르면, ITC가 판결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엘러간이 공동 원고로 참여했기 때문이었는데 이번에는 메디톡스 단독으로 원고가 되어 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은 앞서 메디톡스에 조작된 '이노톡스'의 안정성 허위 자료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제출했는지 정확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환영한다"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부당했던 수입금지 결정의 철회와 ITC 결정 무효화는 수년간의 소모전을 일단락시킬 수 있는 중요한 마무리가 될 것"이라며 "메디톡스의 주장이 허위임은 이제 한국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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