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플랫폼 이커머스 경쟁, 패션서 불붙는다

패션사업 조직 키우고 물류 서비스 강화해 경쟁력 강화
네이버, 동대문 중심 '논브랜드' 패션 확대 VS 카카오, 지그재그 합병 통해 전문성 높여

입력 : 2021-07-06 오후 5:49:4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이커머스 시장의 맞수인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가 패션 시장 선점을 위해 서비스 채널을 넓히며 격돌하고 있다. 양사의 목표는 이용자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여 패션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두 회사 모두 포털업체로서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한편 유망한 패션 플랫폼을 흡수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까지 잡겠다는 점에서 비슷한 방향성을 띄고 있지만, 구체적 사업 방식엔 다소 차이가 있다.
 
네이버 패션뷰티 채널에 있는 다양한 보세 의류들. 사진/네이버 화면 캡처
 
네이버가 그간 힘을 준 부문은 이른바 논브랜드(non-brand) 패션시장이다. 이미 지난 2014년부터 O2O플랫폼인 '스타일 윈도'를 통해 해당 시장에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동대문 중심의 '논브랜드' 패션을 온라인 영역으로 적극 끌어들여 패션 카테고리를 늘리고, 빠른 배송 지원까지 연계해 이커머스 강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 눈길을 끌었다. 실제 주목할 만한 성과도 내고 있다. 스타일 윈도 내 거래액은 지난 6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74%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만 진입 가능한 '스타일 윈도' 외에 기술과 플랫폼을 원하는 판매자 모두에게 개방하는 방식의 온라인 상점인 '스마트스토어'에서도 패션 부문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논브랜드 패션 판매자는 약 7만명 규모다. 네이버는 사업자들이 스마트스토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과 교육, 컨설팅 등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스타일 윈도, 스마트스토어 등을 통한 네이버의 논브랜드 패션 판매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1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이커머스 거래액 중 1위다.
 
이같은 기세를 몰아가기 위해 네이버는 올해 빠른 배송 시스템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 물류 대행 스타트업 등과 협업해 '물류 풀필먼트'를 구축했다. 지난달에는 브랜디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동대문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양사는 동대문 패션 판매자들의 스마트스토어 입점을 지원하는 한편, 판매자들에게 브랜디의 물류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동대문 패션 상품 중심으로 스마트 물류를 구축해 적용해왔고, 이 덕분에 판매자들이 물류에 대한 고민을 덜고 마케팅과 상품 전시에 투자를 늘리는 등 사업 성장에 더욱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향후 온라인 논브랜드를 글로벌 이커머스 영역으로도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현재 네이버는 경영통합한 라인·야후재팬 스마트스토어 솔루션 도입을 진행중이다. 
  
카카오톡 별도 패션 채널에 입점한 보세의류들. 사진/카카오톡 화면 캡쳐.
 
카카오의 경우에도 온라인 논브랜드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영토 확장 방식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회사는 패션 쇼핑 플랫폼 지그재그의 인수합병과 카카오커머스 재합병을 통해 패션 사업부문을 전문화시키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중이다.
 
지난 1일 지그재그는 패션 이커머스 자회사 카카오스타일로서 공식 출범했다. 카카오스타일은 오는 9월 카카오 본사에 흡수합병될 이커머스 자회사 카카오커머스의 한 사업부였지만, 이번에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합병해 별도의 독립법인이 됐다. 
 
이번 지그재그와의 합병법인 출범은 카카오스타일을 필두로 이커머스 영토를 넓히겠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그재그는 익일(주문 이튿날) 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판매에서 주문까지 원활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에는 CJ대한통운과 협력해 5000여곳의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오후 9시 전까지 주문시 다음날 배송을 완료해주는 '직진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동안 카카오의 쇼핑 부문을 담당해온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중심으로 선물하기, 톡딜 등 주요 비즈니스 사업을 펼쳐왔지만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경쟁자들도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더이상 기존 사업 영역 자체만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해 이 같은 카드를 꺼낸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스타일은 '개인화 추천 기술'을 구축한 지그재그와 합쳐 기존 카카오톡과 연계한 사업 시너지를 이어나가는 한편 '직진배송' 서비스까지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최근까지 지그재그는 ‘브랜드관’을 통한 상품군 확대, ‘직진배송’ 서비스를 활용한 물류 서비스 도입, 일본 신사업 진행을 통한 글로벌 진출 등으로 경쟁력을 더욱 높여가고 있던 상황이라 더욱 주목된다. 특히 지그재그는 최근 일본 내에서 한국 동대문 시장 패션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나우나우’ 패션 이커머스 앱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앱에 등록한 판매자는 스토어 개설부터 운영, 물류 등에 이르는 각종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지그재그의 ‘개인화 추천기술’과 '빠른 배송 서비스'를 토대로 카카오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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