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4단계 격상했지만…'여행·공원·마트' 방역구멍 어쩌나

'거리두기 1단계' 비수도권으로 원정 휴가…'풍선효과' 우려
"술 빼고 다 된다?" 야간 음주 금지 행정명령 실효성 의문
방문자 파악 안 되는 대형 쇼핑몰…감염 사각지대

입력 : 2021-07-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로 정부는 오는 12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3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등 사실상 '야간외출' 제한 조처가 취해진다. 그러나 여름 휴가철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목되는 비수도권 원정 여행과 야외 공원 취식, 대형 쇼핑몰 등 '방역 구멍'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영업시간, 인원 제한 없는 비수도권 '바글바글'
 
서울 서초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A씨는 다음 주 휴가에 강원도 동해안으로 친구들과 2박3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는 "서울과 수도권 확진자가 폭증해 불안하다"면서 "거리두기 격상으로 휴가 내내 서울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9일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316명이다. 이 중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495명이다.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396명, 72명을 기록했다. 수도권 확진자는 전체의 80%에 육박하는 수치다. 비수도권의 경우 부산 53명, 충남 51명, 강원 23명, 대구 16명, 울산 16명 등이다.
 
9일 오후 제주시 삼양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A씨가 여행을 떠나는 강원도에서는 동해시, 속초시, 삼척시, 양양군 등 15개 시·군은 이달 1일부터 새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적용하고 있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나 다중시설 이용 제한이 사실상 없는 곳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이날부터 도내 해수욕장이 순차적으로 개장한다. 이로 인해 수도권 관광객들의 강원도 방문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야놀자, 에어비앤비 등 각종 숙박 플랫폼에서 강원도내 주요 관광지 호텔과 펜션 등 숙박업소는 이미 만실로 예약이 불가능하다.
 
 
수도권 관광객이 방역 규제가 느슨한 원정 유흥을 떠날 경우 비수도권의 확진자 수가 대거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비수도권의 확진자 비율은 20%를 넘어서면서 수도권 중심의 확산세가 전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강공원 야외 음주 금지, '치맥' 안되지만 '치콜'은 가능?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B씨는 최근 친구와 함께 한강공원 벤치에서 맥주를 마시려다 이내 포기했다. 서울시가 25개 주요 공원과 한강공원, 청계천변에서의 야외 야간 음주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앞서 경의선숲길·길동생태공원·서울숲·보라매공원·시민의숲 등 주요 공원은 지난 6일 오후 10시, 한강공원은 7일 0시, 청계천변은 7일 오후 10시부터 야간 음주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시행됐다. 음식점 등의 영업 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되자 술을 마시려는 사람들이 공원 등에 몰려들어 야외 음주를 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번 행정명령은 음주만 금지하고 음료나 각종 음식에 대한 취식은 제한하지 않아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온라인상에서는 "사실상 야간 금주령일 뿐", "치맥은 안 되고 치콜은 된다?", "음료수 병에 술 넣어 마시면 그만 아닌가"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B씨는 "바로 옆 벤치에서는 마스크를 내린 채 커피와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며 "감염 예방 차원이라면 술뿐만 아닌 모든 음식물의 취식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감염 확산 온상' 대형 쇼핑몰, 방문자 제한 불가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C씨는 더운 날씨를 피해 종종 백화점과 마트 등 대형 쇼핑몰로 바캉스를 즐기는 '몰캉스'족이다. 최근 쇼핑몰 집단 확진 사태에서 아슬아슬하게 비켜간 그는 "터질 게 터진 것 같다"며 "흔한 QR코드도 찍지 않아 불안했다. 매일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인데, 출입명부가 의무 아닌 게 이해 안 된다"고 말했다. 
 
C씨의 말처럼 대형 쇼핑몰은 식당과 카페 등과 달리 방문자 QR코드나 출입명부 작성 의무시설이 아니다. 이 때문에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재난문자를 통해 특정일 방문자에게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안내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자칫 감염 확산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5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는 매장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영업이 중단됐고, 이마트 성수동 본사에서도 2~5일까지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는 현재까지 총 9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곳 방문자들에게 진단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 이 기간 현대백화점을 다녀간 방문자는 약 19만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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