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해외 부스터샷 확대…국내 백신 수급 문제없나

이스라엘, 세계 첫 60세 이상 접종 계획 확정
미국도 검토 중…화이자 백신 2억회분 추가 구매
"내년 분량 계획 없다…민간에 백신 계약 맡겨야"

입력 : 2021-08-01 오전 6:00:00
만 55~59세 코로나19 1차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동대문구체육관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사전 예약자들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이스라엘이 60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확정한 데 이어 미국도 고령층과 면역 취약자를 대상으로 검토에 들어가면서 향후 국내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문과 관측이 나왔다.
 
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60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확정하고 백신 접종 기관인 의료관리기구에 통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령층 접종자의 예방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스라엘은 지난 12일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성인 대상 부스터샷 접종을 개시한 바 있다. 정부 결정에 따라 면역 취약자와 성인에 대한 부스터샷이 공식화한 곳은 이스라엘이 유일하다. 60세 이상 고령자 부스터샷 접종은 이르면 다음달 바로 시작된다.
 
미국도 이스라엘과 같은 기조를 택할 전망이다. 앞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당국은 '현재로선' 부스터샷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백신 접종이 상당 부분 진행됐고, 부스터샷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이달 들어서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현지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보면 지난 19~25일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0만32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각국에서 부스터샷 카드를 꺼내들수록 국내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본다. 선진국들이 확보해둔 백신 외에도 추가 물량을 사들이면 그만큼 우리 정부가 계약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화이자 백신 2억회분 추가 구매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 물량은 12세 이상 소아청소년 접종 및 부스터샷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은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8개월째에 접어들어 초기 접종자들을 추적관찰하면서 항체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연구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며 "이런 데이터들이 나오면 부스터샷 접종이 본격화할 텐데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물량도 줄어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내년도 백신 수급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백신 구매 계획부터 계약까지 민간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당장  백신을 들여오는 것도 급하지만 내년 생각을 못하고 있다"라며 "추가 구매도 안 되고 다 밀려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처음 계약할 때부터 민간에 맡겨놓고 구매가 결정되면 정부가 예산을 집행하면 되는데 그러지 않았다"라며 "지금이라도 내년도 접종할 백신을 미리 구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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