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화정책 완화…한국 수출 증가·금리 인하 효과

중국, 무역갈등 및 코로나19 대응해 완화적 통화정책 시행
대중 수출 중간재 73.2% 높은 비중…수직적 무역 효과 강해
한은, 국내 이자율 하락 및 물가 상승 압력 가능성도 제기

입력 : 2021-08-10 오후 3:09:3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가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을 늘리고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중국 통화정책 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해, 다양한 선별적 유동성 공급 수단을 도입하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는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크고 금융 부문의 연계성도 점차 강화되고 있는 우리 경제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파급 영향을 미치고 있는 추세다.
 
한은은 이 같은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가 한국 무역과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은은 중국이 우리나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해, 최종재를 다시 전 세계에 수출하는 '수직적 무역통합 경로'를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통화정책 완화 충격은 무역경로 중 수직적 무역통합 경로를 통해 우리 대중 수출을 증가시키고, 포트폴리오 조정, 자산 및 원자재가 격 변동 등 금융경로를 통해 우리나라 금리 하락과 주가 및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는 설명이다.
 
조유정 한은 국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의 대 선진국 최종재 수출이 증가하고 이는 우리나라의 대중 중간재 수출 증가로 이어진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 수출 중 중간재가 73.2%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수직적 무역 통합 효과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지출전환 경로 및 소득 수요 경로는 유의성이 약하거나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금융의 경우 중국 금리 인하로 위안화가 절하되고 중국 자산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중국 투자 자금은 상대적으로 통화가치가 절상되고 수익률이 높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 부연구위원은 "중국 자산에 대한 수익률 하락으로 중국에서 유출된 투자 자금은 우리나라 채권 시장으로 유입돼 국내 채권 수익률 하락을 야기하는 등 중국 금리 인하는 우리나라 이자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중국의 통화완화 정책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이 세계 원유·원자재 수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은 원유·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끌고 이는 곧 국내 소비·투자 활성화로 기업의 투입 요소 비용이 상승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까지 발생한다는 논리다.
 
조유정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내수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고, 외환·금융시장 개방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 통화정책이 우리 대중 수출 및 외환·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급경로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중국 통화정책 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가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을 늘리고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중국 어선들에 중국 국기가 달려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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