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윤석열·홍준표 누구든 '최초 대통령'

정치의 탈여의도화…국민적 불신이 기형적 현상 연출

입력 : 2021-09-16 오후 4:31:35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지역'이라는 뚜렷한 정치적 기반에, '국회'라는 의회 출신의 공통점이 있었다. '문민정부'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최초의 민간정부를 출범시킨 김영삼 대통령부터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 모두 이에 해당한다. 이 같은 공식이 내년 3월9일 치러질 20대 대선에서는 깨질 수밖에 없게 됐다. 기존 여의도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이 같은 기형적 현상을 이끌어 냈다. 
 
16일 기준으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김두관·이낙연·박용진·추미애 후보(기호 순)가, 국민의힘에서는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 후보(가나다 순)가 여야의 최종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3지대에서는 김동연 후보(전 경제부총리)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언급된다.
 
위에서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이낙연 후보, 국민의힘 홍준표·윤석열 후보의 모습이다. 편집/뉴스토마토
우선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는 1964년생으로 만 56세다. 출신은 영남인 경북 안동이지만, 정치적 기반은 수도권인 경기도다. 당선된다면 첫 60년대생 대통령, 최초의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 국회의원을 거치지 않은 대통령이 된다. 앞서 경기지사 출신의 손학규 전 대표가 수차례 대권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좌절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대선주자를 놓고 격전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 후보는 1952년생으로 만 68세다. 당선된다면 국무총리를 역임한 최초 대통령이 된다. 총리 출신으로 가장 대통령에 근접했던 이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있다. 이낙연 후보는 전남 영광 출생으로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호남 대통령이며, 동아일보 기자를 거친 첫 언론인 출신의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목포일보 사장을 역임한 바는 있다. 
 
야권으로 눈을 돌리면, 윤석열·홍준표 두 사람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두 사람은 차기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이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두 사람의 정치적 경험 및 중량감은 상이하다.
 
홍 후보는 영남(경남 창녕), 국회(5선 당대표), 60대(1954년생)로, 풍부한 정치적 경륜을 자랑한다. 최초의 경남도지사 출신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면 1960년생인 윤 후보는 검찰이 자랑하는 대표적 특수통 출신으로, 국회의원은 물론 기존 정당 경험도 없다. 당선된다면 최초의 서울 출생이 된다.
 
이밖에 여야 후보들 가운데 비영남 출신은 박용진(전북), 원희룡(제주), 황교안(서울), 안상수(충남), 김동연(충북) 후보가 있다. 윤석열 후보는 서울 출신이지만,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이 충남 논산이기에 김동연 후보와 함께 '충청 대망론' 후보로 분류된다. 
 
황교안·최재형·김동연 후보는 국회의원 경험은 없지만 각각 국무총리와 감사원장, 경제부총리를 역임하는 등 정치적 중량감을 자랑한다. 최고령은 1946년생인 안상수 후보이며 최연소는 1971년생인 박용진 후보다. 안철수 후보는 당선된다면 최초의 의사 출신 대통령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0선인 젊은 이준석 후보의 국민의힘 당대표 승리 연장선상에 놓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 여의도에서 중시했던 여의도만의 시선으로는 국민의 시선에 흡족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래선지 여야 모두 그 가치를 인정했던 정세균 후보가 민주당 경선 중도 사퇴를 선언했고, 여야 유력 주자로 불리는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후보 모두 여의도와는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이른바 정치의 탈여의도화다. 
 
내년 3월 선출될 차기 대통령이 ‘영남, 국회의원, 60대’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종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여야 대선 후보들과 관련된 책들이 진열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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