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살려주세요"…속타는 수백만 개미주주들

온라인 플랫폼 규제 폭탄에 주가 20% 급락하자
"카카오 규제 부당하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

입력 : 2021-09-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국민주'라 불리는 삼성전자와 카카오의 하락세가 거세다. 삼성전자는 총수의 귀환에도 반도체 불황의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고, 카카오는 디지털 플랫폼 규제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기업에 투자한 수백만명의 주주들도 속을 태우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1.65%(2000원) 하락한 11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 주가는 이달 들어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정부와 여당이 온라인 플랫폼 규제 도입을 공언하면서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이 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금융플랫폼 기업도 금융기관에 준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다음날(8일)에 카카오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은 내달 국정감사 증인으로 김범수 의장, 여민수 카카오 대표 등을 채택하고 나섰다. 카카오의 공정거래법 위반과 플랫폼 독점, 불공정·골목상권 침해 등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가 코스피에 상장된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카카오뱅크 상장 관련 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카카오가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의 소액주주는 154만1106명에 달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카카오를 죽이지 마세요'라는 청원이 나타나기도 했다.
 
청원인은 "큰 문제 없이 잘 성장하던 주식이 실적에 아무 문제도 없는데 정부 여당 국회의원의 몇 마디에, 금융위원장의 한 마디에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며 카카오를 향한 규제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는 대장주 삼성전자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7만 전자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총 454만6497명이다. 현재는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개인 주주들 역시 속을 태우기는 마찬가지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재용 부회장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글을 게시할 정도로 주가 회복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0일부터 주가가 급속히 빠지기 시작했다. 사흘 뒤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날까지 5% 가량 빠졌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3분기 좋은 실적으로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가 기대된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주식 시장에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고 기업 실적이 큰 폭의 개선이 기대될 때 '골디락스 증시'라고도 부른다. 스마트폰 판매 회복과 파운드리 정상화 등이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꼽히지만, 4분기 이후 메모리 다운 사이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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