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층 '이대남'에 집중…윤석열 "군 복무, 합당한 대우 받아야"

예비역 병장들과 간담회 갖고 병영 생활 고충 청취…지지세 약한 2030 표심 잡기 '행보

입력 : 2021-09-29 오후 3:06:00
[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예비역 병장들을 만나며 'MZ세대' 민심을 파고들었다.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후보와 비교해 2030 세대의 지지세가 빈약한 상황을,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에게 민감한 '병역 정책'으로 타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후보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공유 오피스에서 최근 전역한 예비역 병장 12명과 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전역자들로부터 병영 생활에 대한 고충과 병영 생활 가운데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청취했다.
 
참석자들은 윤 후보에게 "군 복무에 대한 자긍심, 다양한 사람과의 인간관계와 어려운 환경 등을 극복하면서 성장하는 기회였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희생에 걸맞은 보상과 예우, 급식 및 복지, 그리고 군 복무가 경력단절의 시간이 되지 않도록 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윤 후보는 "최근 전역한 청년들로부터 직접 들으니 군 생활의 실상과 무엇을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를 선명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책임감이 한층 더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년들이 자신들의 희생과 헌신에 합당한 대우를 받고, 군 생활이 단절이 아닌 미래를 위한 디딤과 성장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바꿔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병영 생활 자체가 행복하고 쾌적해야 한다. 군 생활이 인생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국방 정책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국방은 첨단무기 체계도 중요하지만, 병사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병영문화를 어떻게 바꿔나가는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군 복무를 마친 남성들에게 가장 민감한 현안인 '군 가산점'에 대해서도 "지금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다 보니 (군 복무) 채용 가산점이 없어졌다"며 "그래서 군을 지원하거나 복무하는 과정에서 사기도 많이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이날 행보는 취약층에 대한 접근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5~2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범야권 후보 경쟁력'을 물은 결과 윤 후보는 36.0%로 홍 후보(34.6%)를 오차범위(±3.1%) 안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윤 후보에게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다.
 
남성층 가운데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33.1%인 반면 홍 후보를 꼽은 비율은 40.3%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는 윤 후보 27.7%였고, 홍 후보는 44.2%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졌다. 30대에서도 윤 후보 22.9% 홍 후보 42.0%, 40대에는 윤 후보 31.8% 홍 후보 40.9%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내달 8일 예정된 2차 컷오프에서는 당원투표 비중이 1차 20%에서 30%로 확대되고, 본경선에서는 50%까지 늘어는데, 이준석 대표 당선 이후 당으로 대거 유입된 20·30 신규 당원의 표심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윤 후보가 이날 간담회에서 "미군 같은 강한 군대를 만들려면 병사와 군 간부에 대해서도 미국 같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며 처우 개선을 강조한 발언도 이런 지지율 현실에서 나온 것으로 읽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9일 서울 중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꿈과 혁신 4.0 밀톡, 예비역 병장들이 말하고 윤석열이 듣는다'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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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