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타미플루'…"머크 먹는 치료제 입원률 절반"

정부, 1만8000명분 선구매 추진…대상자 선정 관건

입력 : 2021-10-02 오후 1:22:39
머크 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머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임상시험 3상에서 입원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춰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먹는 치료제는 감염 증상이 나타난 이후 바로 복용하면 조기에 체내 바이러스 복제를 막을 수 있어 '제2의 타미플루'라는 평가를 받는다.
 
2일 제약바이오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머크와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는 미국, 영국, 일본 등 23개 국가에서 코로나19 환자 약 700명을 대상으로 치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 임상 3상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앞서 머크는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중 경미한 증세를 보이는 비입원 환자를 모집해 위약(플라시보)과 효능을 비교했다.
 
투약군 중 30일 이내에 입원하거나 사망한 비율은 7.3%였다. 반면 위약군에서의 입원 또는 사망 비율은 14.1%였다. 약물 투여 기간 중 투약군 사망자는 없었으며 위약군에선 8명이 사망했다.
 
머크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FDA가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하면 코로나19 치료제 중에선 처음으로 먹는 형태의 약이 쓰이게 된다.
 
몰누피라비르는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게임체인저 후보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 부분인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변이가 잘 일어나는데, 몰누피라비르는 바이러스의 리보핵산(RNA)에 오류를 주입해 자가 복제를 막는 방식이다.
 
몰누피라비르와 같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효과를 내려면 복용 시기가 중요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살아남는 기간은 최대 열흘이다. 감염 초기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바이러스 복제를 막을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머크와 1만8000명분 선구매 계약을 추진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내년 예산안에 치료제 구입으로 417억원을 편성한 바 있다.
 
전문가는 1인당 비용이 약 90만원(5회 투여분 기준)으로 비싸고 수량도 한정적인 상황이라 대상 선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항바이러스제 구매력이 작고 비싸기 때문에 언제 누구한테 줄지 대상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 없다"라며 "임상 단계에선 입원을 하지 않는 단계에서 약을 줬는데 우리도 적응증을 빨리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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