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있으면 이미 늦은 간경변…국가암검진 필수

대부분 원인 명확…음주·지방간 등 관리 필요

입력 : 2021-10-20 오전 6:00:00
김하일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강동경희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간은 재생능력이 좋지만 지속해서 손상되면 버티지 못하고 간 기능도 점차 떨어지게 된다. 간염, 음주, 지방간 등으로 인해 간세포에 염증이 반복되면 정상 세포는 파괴되고 흉터 조직처럼 대체되면서 간기능을 떨어뜨리고 간경변증을 불러오게 된다.
 
간세포에 염증이 반복되면 정상 세포는 파괴되고 상처의 회복과정에서 흉터 조직처럼 대체된다. 이를 섬유화라고 한다. 간 섬유화가 진행된 곳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정상 간 조직의 양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간 기능도 떨어진다.
 
간의 섬유화가 심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면 간이 딱딱해지면서 쪼그라드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간경변증 환자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간경변증 환자는 2016년 10만3350명에서 지난해 11만7686명으로 5년 새 약 13.8% 증가했다.
 
간경변증은 식욕부진, 피로, 소화불량, 우상복부 불쾌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원인으로도 흔히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간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짓기가 어렵다.
 
김하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경변증은 일반적으로 술, 간염 등 명확한 원인이 있다"라며 "간경변증이 발생하기 전 원인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만성적인 간염이 있거나 간경변증 상태라면 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 간염 중, 급성 A형간염은 만성화하지 않고 간경변증으로 진행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B형, C형 간염은 적절관리나 치료가 시행되지 않으면 간경변증 및 간암을 유발해 비교적 젊은 나이더라도 감염자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음주는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의 원인이다. 사람마다 음주 횟수부터 마시는 양이 다르고, 성별, 나이, 알코올 대사 능력 등 개인차가 크지만 일반적으로 남자는 주당 소주 8잔, 여자는 4 잔 이하가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양이더라도 일회성 과다 섭취는 더욱 위험하다. 간경변증 상태에서 지속 음주를 하는 경우는 바이러스 간염 혹은 비알코올성 간염보다 훨씬 위험해 금주가 필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지방간염은 대부분 서구형 식습관, 대사증후군와 함께 나타난다. 건전한 식습관과 운동을 통한 체중감소가 유일한 예방·치료 방법이다. 특히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환자에서 동반된 지방간의 경우 만성지방간염이 흔하게 발견되며 별다른 증상 없이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므로 정기검진과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만약 간경변증이 발생했으면 합병증 유무에 따라 대상성 간경변증과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만성간염환자에서 대상성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때 뚜렷한 증상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가 꼭 필요하다. 비대상성 간경변증까지 진행됐다면 황달이나 복수, 혈변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즉각 조치가 필요하다.
 
간경변증은 초반에는 증상이 없고, 증상이 발생해도 일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인 만큼 바이러스성 간염환자, 지속적인 음주자, 지방간이 심한 사람 등 만성간염 가능성이 높은 이들은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 기능 검사에서 이상을 보일 원인이 없는데 간수치가 6개월이상 지속해서 높거나 관련 검사에서 진행된 간섬유화 의심소견이 보이는 경우 역시 관찰이 필요하다. 간경변증이 있으면 복부초음파나 CT와 같은 흔한 영상검사에서 거친 간표면이나 비장비대 등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초기 간경변의 경우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흔해 만성간염환자들은 조기진단을 위해 탄성초음파 검사등 비침습적인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원인이 모호하다면 다른 간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하기도 한다.
 
매년 간경변증 환자 중 약 5~7%에서 간암으로 발전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암검진제도를 활용하면 △만 40세 이상의 간경변증 환자 △B형 바이러스 항원 양성자 △C형 바이러스 항체 양성자 △B·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 질환 환자는 6개월 주기로 간초음파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지원받을 수 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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