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길은 열렸지만…' 날지 못하는 항공주, 'V자반등' 나온다

트래블버블에도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우울한 항공주
실망은 여기까지, 추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판단

입력 : 2021-11-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 국가 중심으로 항공사들의 운항 재개가 확대되고 있지만 항공업계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과거의 항공 수요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여객 회복이 ‘V자 형태’의 계단식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반등을 내년으로 전망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003490)은 전날 보다 200원(0.66%) 내린 3만100원에 거래를 마감, 3만원선에서 횡보를 지속했다. 아시아나항공(020560)(2.29%)은 2만1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 기록한 고점(2만9350원) 대비 25% 가량 하락한 상태다.
 
LCC(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089590)은 전날 보다 1.63%(350원) 하락한 2만1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고점(2만9650원) 대비 28% 가량 하락했다. 에어부산(298690)티웨이항공(091810)도 각각 1.90%, 1.78%씩 내렸다.
 
트래블버블에 따라 항공 운항 재개 소식에도 불구하고 항공주의 투자심리는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해외여행이 다시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트래블버블은 코로나 방역신뢰국간 자가 격리를 면제해 여행목적의 국제이동을 재개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비즈니스 목적이 아닌 여행목적으로 해외이동을 하면 14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해외여행이 어려웠다. 이 제도 시행에 따라 해외 여행의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됐다.
 
항공업계는 잇달아 운행 재개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일부터 인천~호놀룰루(하와이) 노선을 정기편 1회, 부정기편 2회로 주 3일 일정으로 운항한다. 대한항공이 하와이 노선 운항을 재개한 건 19개월 만이다. 아시아나항공이 7월부터 주 1회 인천~사이판 노선을 운영 중인 것을 비롯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이 사이판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사이판과 함께 대표 휴양지로 꼽히는 괌 노선도 운항 재개가 잇따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2월부터 인천~괌 노선 운항을 18년 만에 재개할 예정이다. 에어서울도 12월부터 코로나 사태 본격화 이후 중단됐던 인천~괌 노선을 660여일 만에 다시 운항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전의 수요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래블버블을 먼저 시행한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면서 “홍콩과 싱가폴, 대만-팔라우, 호주-뉴질랜드 등 트래블버블 시행 이후 일시 중단하거나 연기된 경우가 있어 우리나라 역시 중단될 가능성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트래블버블이 시행이 된다고 하더라도 제한적으로 시행되어 항공노선 증편에 한계가 있다”며 “국제여객은 내년에 이르러서야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국제선 여객은 지난 2019년의 4%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위드 코로나 시작에도 출입국 규제가 완전히 풀리고 항공사들이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기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나 가시성에 다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면서 “수요 회복이 이전만큼 회복되기 위해선 내년 2분기로 예상하고 있어, 당분간 항공사의 주가는 횡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을 매수 적기로 판단했다. 최고운 연구원은 “항공여객 회복에 실망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주가 조정은 저점 매수기회라고 판단한다”면서 “백신접종을 해외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접종 속도만큼은 가장 빨랐고, 해외여행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운항 재개 소식이 속속 들려오지만 항공업계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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