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석열의 '그것이 민주주의', 나보고 나가란 뜻이었다"

"선대위 대전략 없어…박근혜 사면, 만감이 교차"

입력 : 2021-12-24 오후 5:01:09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보며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 선대위를 놓고는 '대전략'이 없다며 앞으로 모든 것이 윤석열 후보 판단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4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지막 광화문 유세 때 머리띠를 기념품으로 갖고 있었다"며 "(성공한 대통령으로)퇴임 후 다시 선물로 드리고 싶었다. 탄핵으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가 어려워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사면이 결정돼 오는 31일 출소하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소회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이준석 대표가 24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방송 캡처
 
이 대표는 '머리띠를 드릴 일은 없을까요'라는 진행자 질문에 "생각해보겠다. 대통령을 만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고민했다"며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박 전 대통령의 대선 마지막 광화문 유세 당시의 머리띠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는데, 그는 그날 오후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 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현재 선대위 기조를 정하는 대전략이 없다며 전면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큰 틀의 선거 전략 없이 후보 측근들이 난립하며 선대위 전체의 메시지 전달이 안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허위경력 의혹을 놓고 아무런 대전략이 수립되지 않은 탓에 각개전투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전 선대위 공보단장)과의 갈등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됐다. 선대위 회의에서 조 최고위원이 대표의 지시를 거부하는 '항명' 사태가 일어나자 이 대표는 그의 거취 표명을 요구했지만 아무란 답이 없었고 이에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을 자진 사퇴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가 문제점을 도출하고 상임선대위원장이 사퇴하면 뜻있는 사람들은 줄사퇴한다"며 "그러나 아무도 희생하려 하지 않고 자기 자리 붙들고만 있다.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후보만 고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선대위 쇄신을 이끌어낸 민주당과 비교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초반 메머드 선대위만 지향하다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자 직책 있는 사람들이 일괄 사퇴했고, 이를 통해 이재명 후보의 선대위로 재편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갈등 직후 윤석열 후보가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한 데 대해 이 대표는 "그 의미를 정확히 받아들였다"며 "그건 저보고 (선대위에서)나가라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래서 나간 것"이란 게 이 대표 주장이다.   
 
상임선대위원장을 사퇴한 이 대표는 당무에만 집중하며 요청이 들어올 시에만 선거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계속해서 밝히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향후 선거는 후보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전면적으로 (선대위를) 해체하지 못하는 것은 '그립'이 쥐어지지 않아서"라며 "많은 사람들이 재건축이냐 리모델링이냐 하지만 지금은 페이트칠, 도배만 하고 가려는 듯하다"고 했다. 이어 "전적으로 후보의 판단에 달렸다"고 압박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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