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앤비디자인' 일반청약률 91% 미달성시 상폐 우려 가중

일반청약률 90.65% 이하 달성시 관리종목 지정 요건 갖춰
"잔액인수인 없는 모집주선인 방식 유증 리스크 굉장히 커"

입력 : 2021-12-28 오후 2:32:09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보조배터리 등 전자기기를 전문생산하는 업체인 에이치앤비디자인(227100)이 관리종목에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에이앤비디자인이 현재 진행 중인 유증의 경우 실권주에 대한 모집주선인의 인수 확약(잔액인수인)이 없어 이날까지 진행되는 일반청약률이 91%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계속사업손실(법인세 비용 차감전)이 50% 이상 유지되면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에이치앤비디자인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현재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자본총계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70억원을 포함해 180억원 수준이다. 반면 4분기 예상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 금액은 215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25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 50% 이상이 유지돼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들게 된다.
 
이를 감안한 에이치앤비디자인의 관리종목 요건 해소를 위한 최소 청약률은 90.65%다. 청약 이후 주금 납입까지 완료된다는 가정에서다. 이번 유증이 모집주선인 방식인 만큼 이날까지 진행되는 일반공모 청약에서 현재 미달된 나머지 45.84%를 채워야 하는 이유다.
 
표/뉴스토마토
모집주선인 방식은 실권주에 대한 인수인이 없다. 때문에 에이치앤비디자인의 경우 일반청약에서 미달된 실권주는 모두 발행 철회가 된다. 결국 에이치앤비디자인이 계획한 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상장 폐지 우려가 있는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 것이다. 실권주를 통한 자본 확충이 불가능한 만큼 청약 흥행이 매우 중요하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현재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 50% 이상 기업이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이 최근 3 사업연도 중 2회 이상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의 경우 연결 기준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 비율이 지난해 약 414%를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 누적으로도 약 115.80%를 기록했다. 
 
실권주에 대한 잔액 인수인(상장주관 증권사가 일반적으로 인수)이 없는 점은 이례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통상적인 유증의 경우 잔액인수인이 참여한다”며 “인수인이 없는 경우 모집주선인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잔액인수인 참여 방식과 모집주선인 방식의 리스크 차이는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인수인 방식 유상증자의 경우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인수인으로 참여한 증권사가 5~15%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실권주 잔액을 모두 인수해준다.
 
하지만 해당 조항이 없는 유증방식 때문에 에이치앤비디자인의 경영진 등은 현재 미달된 청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청약에 나서며 일반투자자의 청약을 호소하고 있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대주주인 살루타리스1호 투자조합 20억원, 이현웅 대표 5억원, 이정옥 대표 5억원 등 총 46억원을 추가 청약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모집주선인 방식의 유증의 경우 투자가 충분치 않을 경우 미발행 가능성이 있다”며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인수인 방식과 모집주선인 방식의 리스크 차이가 큰 만큼 발행사 입장에서도 조건을 맞춰 인수인을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인수인, 모집주선인 방식 결정 여부는 발행사의 인수 수수료 납부여력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7억6000만원이며, 올해 누적 3분기까진 41억5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중이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50.42% 확대된 상황이다. 
 
한편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구주주 청약에서 전체 주주를 대상으로 44.81%의 구주주 청약률을 보였다. 일반청약은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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