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 미정 또는 아예 없어"

채용 계획 기업 41% "작년보다 규모 늘리겠다"

입력 : 2022-03-06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내 대기업 절반은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1명도 채용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운 나머지 절반의 대기업 중 41% 정도는 지난해보다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42.1%, 신규 채용이 아예 없는 기업은 7.9%였다.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비중은 50.0%로, 이 중 채용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기업은 54.3%,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41.4%, 줄이겠다는 기업은 4.3%로 집계됐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기업은 △필요한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가 어려움(19.2%)△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외 경제와 업종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음(17.3%) △회사 상황이 어려움(13.5%) △고용 경직성으로 인해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한 탄력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어려움(13.5%)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반대로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는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가 속한 업종 경기가 좋거나 좋아질 전망(44.8%)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에 대한 인력 수요 증가(24.1%) △미래의 인재 확보 차원(20.8%) △퇴사로 인한 인력 수요 발생(10.3%) 순으로 응답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신규 채용이 없는 기업 비중이 전년 동기(2021년 63.6%)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취업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기저효과인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확산 이전 수준(2020년 41.3%)으로 돌아가지 못해 여전히 일자리 시장이 어려운 상황임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매출액 500대 기업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올해 상반기 대졸 채용 시장에서 기업은 이공계열 전공자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인원의 61.0%는 이공계열 졸업자가 차지했고, 이어 인문계열(36.7%), 의약, 예체능 등 기타 전공계열(2.3%) 순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실제 지난해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 중 이공계열 비중은 37.7%였고, 인문계열은 그보다 많은 43.5%였다. 의약, 예체능 등 기타 전공계열은 18.8%였다. 
 
전경련은 "산업 구조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R&D 중요성 확대 등으로 이공계 인력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대학 전공 구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청년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10곳 중 6곳 이상(62.1%)은 신규 채용에서 수시 채용을 활용하겠다고 답변했다. 했다. 이 중 수시 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15.0%, 공개 채용과 수시 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47.1%였다. 공개 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7.9%에 불과했다.
 
또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인원 10명 중 3명(29.7%)을 경력직으로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10% 미만(26.4%) △40% 이상 50% 미만(20.0% )△20% 이상 30% 미만(17.2%) 순이었고, 50% 이상을 뽑겠다는 기업은 15.7%에 달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 채용을 늘리기 위해 차기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노동, 산업 분야 등 기업 규제 완화(43.6%)를 가장 많이 꼽았고,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18.6%) △신산업 성장 동력 분야 기업 지원(17.9%) △4차 산업혁명 분야 직업훈련 지원 확대(9.3%) 등을 제시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고용 시장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차기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기업 규제 완화, 인센티브 확대 등 고용 여력을 제고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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