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시신 와도 못 받아"…안치 시설 한계

'코로나 사망자 폭증'…7일 평균 309명 집계
여유 있는 지자체도 코로나 감염 우려로 피해
화장업계 "국가재난 상황…대책 필요해"

입력 : 2022-03-21 오후 4:34:03
 
[뉴스토마토 이승재·고은하 인턴기자] "3일 문상 받고 이틀 뒤 발인 온거니 7일장이야. 병원에서는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냉동고가 없어서 바깥에 보관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지."
 
코로나19 사망자가 7일 평균 309명으로 집계되는 등 확진자 폭증에 따른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사망 3일차에도 화장을 못하는 유족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화장 가용능력을 최대치로 올렸지만 사망자가 더 증가할 경우 이마저도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21일 서울시 추모시설운영처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6일부터 화장시설 비상 체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평상시 135건의 화장 건 수를 191 건까지 확대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화장로를 최대용량으로 가동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사망자 증가로 화장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코로나19 확진으로 모친을 여읜 김금이(58)씨는 화장장을 예약하지 못해 안치실에 7일 간 고인을 모신 이후에 발인을 할 수 있었다. 서울추모공원에서 만난 김 씨측은 "모친께서 코로나19 확진 이후 전담 병원에서 일주일 연명하다 퇴원했다"며 "전담 병원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와 산소주입 등의 치료로 일주일 동안 사망하지 않으면 퇴원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퇴원후 일반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돌아가시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또 "3일 간 문상을 받고 집에 이틀 머물다 오늘 시간이 돼 발인할 수 있었다"며 "병원에서도 조문받을 공간은 남아 있는데 안치실이 없어서 조문객을 못받고 있더라. 상담받는 동안에도 병원 담당자에게 (시신을) 안치할 자리가 있냐는 유족들의 문의 전화가 계속 왔다"고 설명했다.
 
성남중앙병원 관계자는 "현재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냉동고는 꽉 차 있는 상태로 추가되는 시신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유족들이 화장장을 예약해 발인하러 가야만 안치할 공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시신을 상온에 두면 부패,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외부공간에 안치하는 병원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입구. (사진=뉴스토마토)
 
실제로 이날 오후 3시 기준 화장장예약시스템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에서는 서울추모공원(서초구)과 서울시립승화원(고양시) 두 곳 모두 화장예약이 오는 25일까지 마감된 상태다. 서울추모공원과 서울시립승화원은 지난 16일부터 일일 화장건수를 각각 기존 44건에서 60건, 91건에서 131건으로 확대운영을 했왔지만, 유족들의 화장 수요량을 감당하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화장로 비상운영체계에도 향후 일일 코로나 사망자가 추가로 증가할 경우 화장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은영 서울시 복지정책실 어르신복지과장은 "서울시는 화장가용 능력을 두 배 정도 확대하기로 계획을 잡고 있다"며 "2주 전부터 코로나19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300명 이상으로 나와서 현재도 간신히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화장장에서는 일일 화장을 135건 감당하고 있었지만, 56건을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며 "사망자 수가 하루에 56명 이하면 괜찮은데 100명 이상이 돌아가시면 대응이 어렵다"고 했다.
 
화장업계에서는 전국의 화장장에서 외부 화장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일도 한국장례협회 회장은 "지금 현재 전국에 화장장이 62개인데 그중 21개 정도가 지자체의 조례규정과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외부 화장을 받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지역재난이 아니고 국가재난 상황으로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른바 '원정 화장'을 하는 유족들이 겪는 부작용도 언급됐다. 그는 "안산에서 5일장을 함에도 불구하고 태백에서 화장을 하는 유족들도 있다"면서 "이같이 3일장을 넘기고 외지에서 화장이 진행될 경우 추가비용이 많이 수반돼 유족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이승재·고은하 인턴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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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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