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1분기 실적 '청신호'…반도체 기판이 '효자'

SiP·AiP 등 기판 사업 본궤도…카메라·MLCC 부진 만회
5G 확산세 가속화…AiP용 기판 시장 3년 만에 약 3배 성장

입력 : 2022-03-28 오후 4:22:39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양대 전자부품업체 삼성전기(009150)LG이노텍(011070)이 반도체 패키지 기판 판매 호조로 올 1분기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카메라, MLCC 등과 더불어 차세대 사업으로 꼽히는 SiP(시스템인패키지), AiP(안테나인패키지) 등 기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어서다. SiP는 다수의 반도체 칩과 수동소자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한 모듈형 기판이다. AiP는 5G 밀리미터웨이브 송수신을 지원하는 안테나 모듈용 기판을 칭한다. 이들 기판 판매 호조가 매년 반복되던 1분기 카메라 비수기, 중국향 판매 증가 둔화세 등을 상쇄시키며 양사가 지난해 거둔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잔치를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시장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 1분기 전년(2조3719억원) 대비 6.4% 늘어난 2조5241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도 3315억원에서 4025억원으로 21.4% 증가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올 1분기 주력 제품인 MLCC의 판매량 감소로 인한 실적 하락 우려도 제기됐다. 중국 지역의 실물 경기 둔화세가 두드려져서다. 실제 상반기까지는 주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세트 생산 계획이 보수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AP 수급 문제와 내수 수요 부진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도 변수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이 지난해 약 3억2500만대에서 올해 3억대로 약 7.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MLCC의 부진을 반도체 기판이 상쇄할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판은 FC BGA의 공급부족 지속과 PC 영역에서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며 "또한 고부가 제품인 SiP, AiP의 매출이 증가해 전반적인 믹스 효과가 올해 극대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기판의 영업이익 비중도 2021년 19.3%에서 2022년 23.7%로 4.4%p 높아지는 등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의 RF-SiP 기판.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로 이 기판 위에 통신칩, 필터 등 100여 개에 달하는 부품을 올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의 메인기판과 연결할 수 있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도 마찬가지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1분기 LG이노텍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말 2682억원에서 현재 3221억원까지 상승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분기 3468억원의 영업이익, 3조703억원의 매출을 거둔 바 있다. 이는 창사 이래 1분기 최대 실적이다. 증권사들도 LG이노텍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특히 KB증권은 1분기 LG이노텍이 36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했다. 
 
LG이노텍 역시 주력 수요처인 애플의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부재 시기인 올해 1분기가 최대 비수기다. 다만 지난해 1분기는 아이폰 12 시리즈 지연 출시에 따라 실질적인 성수기를 맞은 바 있다. 따라서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 1분기는 전년 동기에 비해 카메라모듈 공급 방식 변화, 보급형 신모델향 저사양 제품 출하로 인해 카메라 모듈 사업 실적 상승세가 전년 동기 대비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반도체 기판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LG이노텍은 RF-SiP(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기판 시장에서 2018년부터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LG이노텍은 RF-SiP기판 사업을 통해 축적한 '층간 정합 기술(여러 개의 기판 층을 정확하고 고르게 쌓아 올림)'로 AiP용 기판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5G 통신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기판 수요 증가로 SiP·AiP 글로벌 점유율 1위인 LG이노텍의 기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스마크(Prismark)에 따르면 AiP용 기판 시장은 2021년 1억8000만 달러에서 2024년 5억5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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