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첨단 공정·증설 통해 1위 TSMC '맹추격'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착공 '초읽기'
GAA 3나노 상용화 임박…ASML 협업 확대

입력 : 2022-04-20 오후 4:56:1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GAA(Gate All Around) 3나노 첨단 공정 도입과 대규모 증설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시장 1위 TSMC를 추격하기 위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 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착공한다. 이 공장은 1997년 텍사스주 오스틴 1공장 설립 이후 두 번째 거점이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약 21조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미 현지로 국내 반도체 핵심 인력 투입을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경기 화성·기흥·평택 파운드리 설비 엔지니어 일부가 테일러시에 파견됐다. 공정, 개발 직군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군으로 수십명의 기술자가 공장 설립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삼성전자 결정은 테일러 공장 착공 시점에 맞춰 파운드리 인력을 선제적으로 운영해 신속한 램프업(장비 설치 뒤 본격 양산까지 생산 능력을 높이는 것)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도 전문 인력들이 미국 테일러시 공장과 한국을 오고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질 없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일러시 신규 라인에는 5나노 이하 첨단 공정이 적용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테일러시가 공장 설립 관련 최종 결의안에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진보한 기술'이란 문구를 넣음에 따라 미국 공장에 3나노 공정이 도입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GAA 3나노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 공정에서 대만 TSMC와 양강 구도를 형성해 경쟁 중"이라며 "지난해 4분기 4나노 제품 양산을 통해 기술 격차를 축소해 나가고 있고, 올해는 세계 최초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제품의 양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공정은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이 3개였으나, GAA는 상하좌우 4개면 모두를 감싸는 형태다. 이를 통해 칩을 소형화하고, 소비 전력을 줄일 수 있다. TSMC가 선보일 3나노는 기존 핀펫 공정으로 생산된다.
 
경계현 사장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 등 DS 부문 핵심 경영진과 함께 미국 출장을 다녀온 것도 GAA 3나노 파운드리 수주를 위한 행보란 해석이다. 경 사장은 GPU업체 엔비디아, AP 시장 1위 퀄컴 등 주요 고객사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파운드리 증설도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연내 평택 P3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P3는 건축허가 면적 70만㎡, 길이 700m로 축구장 25개 크기에 달한다. 기존 평택 P2 대비 1.5배 이상 크고, 단일 팹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P3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라인이 동시 가동되는 복합 생산 기지로 꾸려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국 시장에 자리 잡은 ASML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9일 ASML은 'Business Development Manager for Samsung' 직군 채용을 시작했다. 삼성을 명시한 영업과 마케팅 8년 이상 경력자를 채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란 목소리다. 
 
ASML은 EUV 노광장비의 독점적 업체다. EUV 노광장비는 7나노 미만 선단 공정을 위한 필수재로 꼽힌다. ASML이 생산하는 EUV 장비는 연간 수십대에 불과하다. 지난해 ASML이 판매한 장비 대수는 42대, 2020년에는 31대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TSMC 등 전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ASML의 EUV 노광장비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이유다.
 
이 가운데 ASML은 오는 2025년까지 경기 화성에 2400억원을 투입해 EUV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ASML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52.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8.3%로 전분기보다 1.1%포인트 상승하며 TSMC와의 차이를 좁혀 나가고 있다. 같은 기간 TSMC의 점유율은 1.0%포인트 감소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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