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분기 전망치 하회…"'카톡' 글로벌화로 대전환 모색"

올해 1분기 매출 1조6517억원·영업익 1586억원
주가 15만원 회복 목표…카톡, 비 지인 영역으로 확대
스토리 부문 수익성 증대…"내년부터 글로벌 콘텐츠 사업 흑자 전망"

입력 : 2022-05-04 오후 2:27:23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카카오(035720)가 올해 1분기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인건비 상승의 영향으로 둔화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콘텐츠 부문에선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매출이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 K콘텐츠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카카오는 웹툰 등 주력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한편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을 토대로 글로벌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6517억원, 영업이익 1586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3% 올랐고, 영업이익은 0.7% 증가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매출 1조7403억원, 영업이익 1616억원)보다는 다소 하회하는 수치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뿐 아니라 글로벌 금리 인상과 전쟁 장기화 등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광고 경기가 다소 위축된 시기였다"면서 "단기적으로 외부 환경변수가 사업환경을 둔화시킬 수는 있으나, 카카오 전체 사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강화되고 있으며 콘텐츠 사업의 적극적인 글로벌 성장으로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과 글로벌 시장 진출로 부진한 실적 회복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8만원대로 급락한 주가를 15만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앞서 그는 취임 전인 지난 2월 카카오의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보류하고 법정 최저 임금만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궁 대표는 "과거 CJ·위메이드 등에서 대표로 취임했을 당시엔 동기부여를 위해 주식을 매입해왔으나 보유한 현금 문제로 이번에는 주식 추가 매입이 어려웠다"면서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과 글로벌 확장이 보여진다면 주가 15만원은 충분히 회복 가능하며 그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카오톡의 개편은 연락처가 저장된 지인 중심의 기존 서비스에서 취향 기반의 관심사 기반의 비 지인까지 확장해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개편을 준비 중인 서비스의 일례로 카카오톡 프로필이 있다. 카톡 프로필 화면에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게 하고, 계열사의 게임·콘텐츠 등을 즐기는 이용자가 자신의 관심사 기반 오픈 채팅에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선물하기 등 거래도 지인 기반에서 관심사를 가진 비 지인들까지 확장되는 만큼 신규 수익원 확장이 가능하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남궁 대표는 "이용자들은 매우 뚜렷한 목적을 갖고 하루에 수십번 넘게 카카오톡에 들어오고 있지만, 이는 카카오톡의 큰 장점인 동시에 우리가 가진 한계"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프로필' 기능을 예로 들면 프로필 내에서 나만의 캐릭터 펫을 키우거나, 본인의 기분을 나타내는 상태 메시지를 올리면 친구들이 '힘내라'는 의미를 담아 하트 메시지와 이모티콘으로 답하고 선물도 할 수 있다"면서 "이용자들이 보다 편한 마음으로 톡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카카오톡은 현재의 실시간성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서 비목적성 인터랙션(상호작용)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콘텐츠(스토리, 미디어) 부문 실적 요약 표. (사진=카카오IR)
 
카카오는 1분기에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부문에서 큰 활약을 했다. 카카오페이지 원작 드라마 '사내맞선'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콘텐츠의 플랫폼 거래액 증가한 데다 일본 픽코마의 신규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스토리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8% 성장한 2405억원이다. 
 
이날 배재현 카카오 CAC 투자총괄 수석 부사장은 "픽코마는 일본에서 매출 기준 디지털 앱 만화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위치를 굳건히 하며 2위 사업자와의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면서 "올해 픽코마는 웹 서비스 강화와 신규 시장 개척 등 두가지 성장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해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올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북미지역은 타파스, 래디시, 우시아월드 등으로 이어지는 멀티 콘텐츠 플랫폼으로 2024년까지 북미 1위 사업자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연내 15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해서 국내외 플랫폼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게임 부문에선 카카오게임즈의 대표 게임으로 자리잡은 오딘이 최근 대만에서 큰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배 부사장은 "앞으로도 자체 타이틀의 글로벌 확장이 이어지고 신규 대작의 출시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외형과 이익의 성장이 가시성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내년부터 글로벌 콘텐츠 사업이 전체적으로 고른 흑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 부사장은 "글로벌 확장과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재무성과로 이어지기에는 조금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단 거래액을 빠르게 일정 규모 수준으로 안착을 시키고 북미 법인들에 대해 조직 정비, 여기에 비용 효율화까지 추진해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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