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코로나로 품절됐던 해열제·감기약 지금은?

코로나 진정되니…의약품 사재기 사라졌지만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 수급 상황 좋지 않다"

입력 : 2022-05-17 오후 5:54:35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지금도 감기약과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 수급 상황이 별로 좋지 않지만 예전 상황에 비해서는 체감할 정도로 손님이 많이 줄었고 다른 약들은 공급도 원할히 되고 있어요"
 
17일 대형 약국들이 밀집해 있는 종로5가역 1번, 8번 출구. 발을 떼는 곳마다 약국들이 눈에 띄었지만 수에 비해 손님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약국을 찾는 이들이 감소하면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와 마스크 인기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연일 품절이었던 감기약이 수요 감소와 생산량 확대에 따라 다소 숨통이 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기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 품절됐던 해열제와 감기약의 수급 상황은 여전히 원활하지 않았다.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김모씨는 "타이레놀은 아직도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라며 "(타이레놀을 만드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다 소진됐고, 이제 한국에 공장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생산한 물량이 없어지기 때문에, 수급 조절이 안 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급 상황은 인근 편의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근처 편의점 직원 한모씨는 "(감기약과 타이레놀이) 두 개씩 들어오고 있다"라며 "수요는 많은 데 공급이 부족한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앞서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 신종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함에 따라 약국에서는 감기약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코로나 증상이 없는 건강한 시민들까지 불안감에 관련 의약품을 사재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지난 3월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감기약과 해열진통제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에서 유통 중인 의약품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9일 식약처는 호주에서 유통 중인 타이레놀 현탁액과 타이레놀정에 대한 긴급 도입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종로5가 약국 거리 전경. (사진=고은하 기자)
 
이와 관련,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박모씨는 "지금도 감기약과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 수급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라며 "(호주에서 타이레놀을 도입) 결정되면 조금 여유가 있겠지만 현재로선 유통이 잘 안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때 정은경 질병청장은 백신 접종시 통증을 느낄 경우 타이레놀 섭취를 권고한 적이 있다. 이에 타이레놀의 수요가 급등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종로구의 한 약사는 "제품 이름을 언급한 것 자체가 수요 급등을 초래한 요인이 있는 것 같다"라며 "이를 듣는 시민들은 그 제품을 자연스레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약사는 "정 청장의 발언이 아니었어도 타이레놀에 대한 수요는 급등했을 것 같다"라며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성분의 약을 섭취하라고 했어도, 시중에서 타이레놀의 물량이 10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호주에서 긴급 도입되는 타이레놀 현탁액의 유효성분이 국내 판매 중인 제품과 달라 복약 지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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