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팔아치운 외인…실적·최상위 수혜주는 골라담았다

기아 순매수 1위 종목…원화 약세로 호실적 예상되는 기업
전문가 "급락장 진정 시 상대적 반등 탄력 강화 기대"

입력 : 2022-05-24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1조원 가량의 매물을 던지면서 증시를 공포에 떨게 만든 반면 일부 종목은 집중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실적이 뚜렷하게 증가 추세이거나 우호적인 업종 내 환경 속에도 최상위 기업을 바구니에 담았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인플레이션이란 악재 속에서도 외인 수급이 안정적인 종목이 하락 장세의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20일 종가기준)가 가장 컸던 기업은 기아(000270)로 집계됐다. 외인들은 기아를 3241억원 순매수했다. 뒤를 이어 우리금융지주(316140)(1718억원), SK텔레콤(017670)(1600억원), 현대중공업(329180)(1471억원), 후성(093370)(1396억원), S-Oil(010950)(117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들 종목의 특징은 실적이다. 기아는 1분기 영업이익은 1조6065억원으로 전년 보다 49.2% 증가했다. 2분기 역시 실적 기대감이 높다. 시장에서는 기아를 ‘믿고 투자하는 주식’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믹스향상과 점진적인 생산회복, 원화 약세로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올해 연결 순이익의 전망치가 10.1% 상향된 곳이다. 민영화 이후에 인수합병(M&A) 및 주주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가 11.6%까지 상승해 대형 은행 주 중 최고 수준”이라며 “올해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3.7배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후성도 최근 1분기 영업이익이 523억원을 기록하면서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했으며 S-Oil도 높아진 시장 기대치도 상회하는 호실적을 냈다.
 
또한, 외국인들이 주로 담은 기업들은 업종 내 최상위 기업으로도 꼽힌다. 현대중공업은 우호적인 업황 가운데 대표 수혜기업이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산 PNG(천연가스) 대체 목적의 LNG(액화천연가스) 수요가 확대되며 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일련의 상황을 보인다”면서 “올해도 LNG선 수주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현대중공업은 우호적 업황 속에 대표 수혜주”라고 꼽았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 1분기 깜짝 실적은 물론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보급률도 상승 추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 들어 대형주 중심으로 지분율을 늘려왔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불확실성에 매도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 수출과 1분기 기업실적에 힘입어 저평가된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매집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시장 내에서 낙폭과대 성격이 강하고, 대외 불확실성에 급락세를 기록했던 만큼 투자심리 안정시 대형주의 상대적 반등탄력 강화를 기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달 외인들이 바구니에 담았던 종목들 가운데 주가가 뚜렷한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순매수 1위 기업으로 꼽힌 기아는 지난 3월 저점(6만8100원)을 기록한 이후 현재 20% 넘게 주가가 올랐다. 후성은 지난 13일 이후로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매물을 던진 곳도 수두룩했다. 대표적으로는 삼성전자가 꼽힌다. 외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7191억원을 순매도했으며 뒤를 이어 LG생활건강(-2646억원), JB금융지주(-2478억원), 아모레퍼시픽(-1455억원), 삼성전자 우선주(-1378억원), 카카오(-1233억원), LG전자(-113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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