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테슬라 꼼짝마"…'미국에 13조 투자' 현대차 속내

(제2의 앨라배마 효과①)조지아주에 첫 전기차공장 건립
'바이 아메리칸' 정책 부응한 최적선택 평가
글로벌 도약 발판 '앨라배마 공장' 재현 기대

입력 : 2022-05-30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미국에 105억달러(약 13조4000억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과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유리한 판매 조건을 보장하는 '바이 아메리칸' 기조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해외 생산거점을 물색해온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친(親) 전기차' 정책을 내세운 미국이 최적의 투자지였지만 국내에선 생산과 고용감소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생산이 전체 판매 증가로 이어져 국내 완성차와 부품업체에 모두 윈윈 효과가 있는 미국 앨라배마공장의 효과가 다시 재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서배너에 건립될 전기차 전용 공장(2025년 완공)이 '앨라배마 효과'를 넘어 '서배너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면담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첫 미국 완성차 공장인 앨라배마 공장 가동 이전 현대차그룹의 전세계 점유율은 5.1%(2004년 기준)이었다. 2005년 공장 가동 이후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7.9%로 올라섰다.
 
국내 부품의 수출 증가에도 기여했다. 2004년 국내 부품의 수출액은 60억1700만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 4배가량 확대된 227억7600만달러의 부품이 해외로 수출됐다. 748개사에 달하는 1·2차 협력업체들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해외에 동반 진출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성공 모델이 서배너에서도 재연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을 필두로 전기차 선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전세계 전기차 점유율 12%를 목표로 하고 있다.
 
12% 점유율 규모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앨라배마 공장 가동 전후의 현대차그룹 글로벌 성장폭 3%p 보다 전기차 전용공장 가동 전후의 현대차그룹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예상치가 7%p로 훨씬 크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의 안방인 미국에 생산 거점을 구축, 세계 2위 자동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테슬라를 잡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고 전세계에서도 지난해 기준 14%로 가장 높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 대비 21.6% 증가한 148만9118대를 팔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재의 위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HMMA).(사진=현대차그룹)
 
미국은 지난해 기준 중국, 유럽에 이어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 3위다. 전기차 비중이 아직 낮지만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다. 현대차그룹의 2030년 전세계 전기차 판매 목표치는 323만대다. 미국 판매 목표치는 84만대다.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50%를 친환경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서명하며 미국 내 전기차 보급 확대에 대규모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자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추가 보조금 혜택을 주는 정책도 펴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만큼 현대차그룹도 이에 대응해 공장 설립 등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올해 75만대에서 2030년 602만대로 급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지아주는 현재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으로서는 최적의 여건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 공장을 유치하며 토지 무상제공과 세금감면, 직업교육 제공 등 총 15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2009년부터 기아(000270) 공장도 가동 중인 곳이어서 전기차 전용공장과 시너지도 예상된다.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도 멀지 않다. 
 
여기에 SK(034730)온 등 전기차 생산에 핵심적인 배터리 생산공장(2025년 완공)이 들어선다.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다. 현지에서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인데,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협력 대상자로 거론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미국은 자동차의 잣대를 제공해주는 선진 시장이기 때문에 미국 공략에 성공하면 다른 글로벌 시장도 진출할 수 있는 성공 공식이 된다는 측면에서 이번 현대차그룹 투자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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