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LCD 일몰 현실화…OLED·마이크로LED 뜬다

삼성, 31년 만에 LCD 완전 철수…LG도 감산 가닥
중국 저가 물량 공세에 '흔들'…"정부 지원 절실"

입력 : 2022-05-31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LCD에서 OLED와 마이크로LED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한 가운데 LG디스플레이(034220)까지 LCD 사업 축소에 나서면서 산업 구조가 재편되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6월 중 LCD 사업에서 31년 만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연내 철수하기로 한 계획에서 6개월 정도 앞당긴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다음달 중 TV용 대형 LCD를 생산해 온 충남 아산캠퍼스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마지막 남은 생산라인까지 멈춰서게 된다.
 
향후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력하고 있는 중·소형 OLED 패널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 디스플레이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생산인력도 QD 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등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TV용 LCD 생산을 줄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TV용 LCD 생산 규모를 상반기 대비 10% 이상 줄일 계획이다. 현재 LCD 패널을 생산하는 파주 P7과 P8,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유리 기판 투입량을 줄이며 감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노트북, 태블릿PC 등에 쓰이는 정보기술(IT) 중소형 시장향 LCD 패널 생산은 유지된다.
 
국내 업체들의 이같은 전략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따른 출구 전략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중국 최대 LCD 제조사 BOE가 있다. BOE는 정부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2018년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뒤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BOE는 6000만대의 LCD 패널을 생산했다. 2위인 대만 이노룩스도 3800만대를 출고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량은 각각 2060만대, 720만대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에는 중국 8.5세대 공장에서 폭발적으로 생산된 49·50·55인치 패널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감지된 바 있다.
 
이같은 가격 하락은 대형 패널까지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5월 상반월(1~15일) 기준 75인치는 4월 하반월(16~30일) 대비 1.8%, 65인치는 2.9%, 55인치는 1.7% 떨어졌다. 43인치, 32인치 패널 가격도 각각 1.3% 5.3%씩 하락했다.
 
LG 올레드 에보. (사진=LG전자)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사업 비중 확대는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중국업체들의 OLED 기술력은 국내 업체들에 비해 뒤쳐져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SID 2022'에서도 BOE가 95인치를 선보였으나 '선 결함(line defect)' 등이 발견됐다고 전해졌다.
 
다만 마이크로LED 분야는 국내 기업과 중화권 업체들의 기술 격차가 미미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고부가 가치를 지닌 패널 사업 역량을 빠르게 확대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로 인해 이미 LCD 패널의 패권은 중국으로 이동한 상황"이라며 "한국 기업은 중국 기업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OLED, 마이크로LED 등 고부가 패널 쪽으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디스플레이를 필수전략기술로 지정하고 국정과제에 포함해, 초격차 기술 확보를 목표로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 중 '디스플레이 초격차 R&D 전략'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도 정부 지원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우리도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OLED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모니터 부문 OLED 출하량은 전년 대비 644%, 전체 매출은 317% 각각 폭증했다. 노트북 OLED 출하량과 매출은 각각 110%, 51% 확대됐고, 태블릿도 각각 106%, 152% 성장했다.
 
특히 올해 OLED TV 출하량은 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OLED TV를 판매하는 브랜드도 2013년 LG전자가 세계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약 10년만에 21곳까지 늘어났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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