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한일 정부·기업 참여 민관협의체 구성 제안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서 기조연설…무비자 복원 강조

입력 : 2022-05-30 오후 5:08:15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30일 한국과 일본의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구자열 회장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새로운 한일관계의 이정표 확립'이란 주제로 기조연설했다. 
 
구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디지털화의 가속, 기후 변화와 탄소 중립,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이러한 시대적 전환기를 함께 극복하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도록 양국 관계의 개선을 위해 우리 기업인들이 먼저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수소 등 미래지향적 산업 협력 확대 주문
 
이에 대해 구 회장은 우선 한일 간 경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기업인의 자유로운 이동을 재개하기 위해 무비자 방문 제도를 조속하게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한일 양국은 코로나19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등 기나긴 터널의 끝을 지나고 있다"며 "따라서 이른 시일 내에 한일 간 기업인들의 교류가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일 양국 간 미래지향적인 산업 협력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일 양국은 수소와 암모니아 도입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해 저탄소,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써 미래 세대를 위한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이런 의미에서 한일 양국이 수소 산업 육성을 위해 각각 운영하는 한국의 '수소융합 얼라이언스'와 일본의 '수소 밸류체인 추진협의회'가 서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양국의 정책 기구가 협력한다면 양국 기업에 더 큰 지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신정부 출범에 따른 새로운 한일관계의 이정표 확립'이란 주제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아울러 구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구 회장은 "기업들이 한일 관계 개선에 물꼬를 틀 수는 있지만, 과거의 장벽을 한꺼번에 허물기에는 경제인들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며 "한일 양국의 민관협의체가 기업의 비즈니스 애로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이를 통해 양국의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양국 최고경영자 260여명, 협력 방안 논의
 
한국과 일본의 최고경영자 260여명은 이날 서울과 도쿄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한일, 경제연계의 새로운 스테이지'란 주제로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경제인은 지난 1969년 제1회 회의 이후 중단 없이 매년 회의를 개최해 왔으며, 이번 회의는 양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한일 간 대규모 경제인 회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000070) 회장)을 단장으로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강창일 주일한국대사, 구자열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손봉락 TCC스틸(002710)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005930) 사장, 이휘령 세아제강(306200) 부회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 163명이 참가했다. 
 
김윤 회장은 개회식에서 "현재 한일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고령화, 저출산을 비롯해 탈탄소 등 새로운 과제는 너무 엄중하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한국도 일본도 미래의 번영을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공존공영을 위해 지금 바로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손봉락 TCC스틸 회장(사진 왼쪽부터)이 사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일경제협회)
 
일본 측에서는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전 미쓰비시상사 회장)을 단장으로 이와타 가즈치카 경제산업대신정무관,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오카 모토유끼 부회장(스미토모상사 특별고문), 우에다 카츠히로 부회장(오오가키정공 회장), 고가 노부유키 부회장(노무라홀딩스 명예고문), 이미즈 하루히로 부회장(일간공업신문사 사장), 이케다 마사키 부회장(호텔오쿠라도쿄 회장), 코지 아키요시 부회장(아사히홀딩스 회장), 무라야마 료 부회장(도레이 고문) 등 116명이 참석했다. 
 
사사키 미키오 회장은 "한일 경제인들은 본 경제인 회의 등의 장을 통해 교류를 돈독히 하고, 신뢰를 쌓으며, 세계를 무대로 큰 성과를 거둬 왔다"며 "정부 간 대화가 진전돼 경제인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기를 크게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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