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높아진 긴장감에…방산업계 해외 공략 ‘속도’

러·우 전쟁 이후 각국서 첨단 장갑차·전투기 관심 늘어
한화디펜스 장갑차 ‘레드백’ 파리서 유럽 첫 실물 전시
KAI, 록히드마틴과 협력해 미국 전술기 사업 추진

입력 : 2022-06-13 오후 3:57:1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방산 시장 확대로 한국항공우주(047810)(KAI)와 한화디펜스 등 국내 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 험지 돌파 능력이 뛰어난 궤도형 장갑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전차 미사일 등을 막아낼 수 있는 전투차량 도입 필요성이 부각되는 한편 전투기 시장도 팽창하고 있다. 영국 군사정보 분석 전문기관 IHS 제인스는 올해 전세계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약 0.7% 증가한 약 2조 달러로 추정했다.
 
13일 프랑스 파리 노드 빌펜트 (Paris Nord Villepinte) 전시장에서 개막한 ‘유로사토리 (Eurosatory) 2022’ 방산 전시회에 참가한 한화디펜스 부스에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이 전시돼 있다. (사진=한화디펜스)
 
이에 한화디펜스는 이날부터 17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방산전시회 ‘유로사토리(Eurosatory) 2022’에 참가해 최첨단 궤도장갑차 레드백과 K9 자주포, 타이곤 차륜형 장갑차, K21 장갑차, 비호-II 방공시스템 등을 선보이고 있다.
 
레드백 장갑차는 지난해 호주 육군의 최종 시험평가를 마치고 지난 달 국내에서 육군 시범운용도 끝내고 유럽에 처음으로 실물 전시된다. 적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먼저 감지하고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동방어 시스템’, 기동성과 내구도를 높여주는 복합소재 고무궤도와 적의 탐지를 피할 수 있는 열상위장막, 차량 안에서 외부 360도를 감시할 수 있는 ‘아이언비전’ 등을 갖췄다.
 
현재 레드백은 호주 육군 보병전투장갑차 사업 최종 두 개 후보 기종 중 하나다. 이부환 한화디펜스 해외사업본부장은 “레드백은 호주 최종 시험평가와 한국군 시범운용에서 압도적인 기동성과 화력, 방호력 등을 선보이며 신뢰성을 입증했다”며 “방호력과 기동성이 우수한 최신 보병전투장갑차를 선호하는 국가들이 점점 많아지는 만큼, 레드백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K9 자주포 최신 개선 무기인 K9A2 형상도 처음 공개된다. 한화디펜스는 영국에 자동화포탑과 함께 복합소재 고무궤도와 원격사격통제체계 등이 탑재된 모델을 제안할 예정이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야지 운용성이 뛰어난 궤도형 차량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기존 K9 구매국들이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9 자주포는 지난 2001년부터 터키와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등 8개국에 수출돼 국내를 포함해 세계 1700여 문이 운용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국방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 한화 관계자는 “K-9 자주포 해외 시장 개척과 레드백 장갑차 신규 글로벌 시장 진출 등 K-방산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한다”고 말했다.
 
KAI 안현호 사장(사진 오른쪽)과 LM Aero 그레그 얼머 사장(왼쪽)이 9일(현지시간) 협력합의서 사인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KAI)
 
전투기와 훈련기 등 완제기 시장에서도 수출길이 넓어질 전망이다. KAI는 9일(현지시간) 미국 록히드마틴(LM)과 협력 합의서(TA)에 서명하고 양사가 공동개발한 훈련기 T-50 계열 1000대 이상 판매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제작과 마케팅, 설계와 기체 개량, 공장 신증설 등에 협력한다.
 
KAI와 LM은 2024년~2025년 시작될 전망인 미 공군 전술기(280대)와 미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220대) 사업에 뛰어든다. 수주에 성공하면 경공격기 시장 최대 공급사로 떠올라 최소 20년 일감에 56조원 이상 경제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T-50은 훈련기로는 드물게 최고 마하 1.5를 자랑한다. 한국이 세계 12번째 초음속 항공기 개발국이 된 계기가 T-50이다. KAI는 T-50이 F-15A와 F-35, F-22 등 차세대 전투기에 적합한 최적의 훈련기라고 자부한다.
 
양사의 미국 시장 진출 협력 배경에는 한미 동맹과 완제기 성능 외에 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시장 확대도 있다. 러시아는 지난 2월24일 부터 이날까지 110일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다. 양사는 경공격기 세계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고 보고 전략적 합의를 결정했다.
 
시장조사기관 포어캐스트 인터내셔널은 2021년~2030년 세계 전투기 생산 대수를 3890대, 훈련기는 1332대 규모로 내다봤다. 생산 금액은 전투기 2849억 달러(약 366조8000억원)에 훈련기 208억 달러(약 26조7000억원)다. 수명에 따른 교체 대상 훈련기는 2500대를 넘는다.
 
완제기 수출은 유지·보수를 위한 부품 공급으로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준다. 완제기 수출 실적은 1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132억원에서 올해 1786억원으로 올랐는데, 경공격기인 FA-50PH와 훈련기 T-50i 등 완제기 수리부속 수출 증가 영향이다.
 
KAI는 이번 협력으로 완제기 1000대 수주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KAI는 현재 말레이시아와 콜롬비아에서 FA-50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최근 공군평가단이 방한해 KAI와 FA-50 수출 계약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존 수주액 1800억원에 말레이시아 경전투기 사업(18대·1조1000억원), 콜롬비아(20대·7000억원)와 폴란드(48대·2조원) FA-50공급 계약할 경우 4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AI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은 물론 최근 급물살을 타는 중유럽과 중동 지역 수출 협상을 위해 T-50 계열의 항속거리를 늘리고 무장을 강화하는 성능개량을 추진하고 있다”며 “T-50 계열은 우리나라는 물론 5개 국가에 200여대 이상 판매된 기종으로 미국 사업 성공 시 서방 진영을 대표하는 훈련기 겸 경공격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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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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