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을 잡아라"…면역세포 치료제 개발 '속도'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내년 89조5000억원 규모
"누가 빨리 개발하는지에 따라 승패 갈리는 시장"

입력 : 2022-06-21 오후 4:39:21
지난 12월 21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청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생물안전 2등급 실험실에서 시설 연구원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면역 항암제의 종류인 면역세포 치료제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1세대 화학항암제에서 면역기능 저하, 탈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바 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면역세포 치료제 시장이 커지고 있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선 HK이노엔(195940), GC셀, 엔케이맥스(182400) 등이 면역세포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면역 항암제를 세분화하면 항체 치료제와 면역 세포 치료제로 나뉜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인체 면역체계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약물이다. 이 때문에 특정 표적이 없어도 사용 가능하며, 면역 체계를 통해 작용한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항체 치료제는 T세포를 자극하거나 암세포에 자극하는 물질에 붙어 면역 세포가 작용하도록 하는 치료제다. 면역세포 치료제는 면역 세포 자체를 치료제로 삼아서 공격하는 치료제다. 쉽게 말하면 다 같은 면역 항암제이지만 작용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이 나뉜다.
 
대표적으로 항체 치료제에는 키트루다나 옵디보 같은 면역 관문 억제제와 면역 관문 활성제가 있다. 면역세포 치료제에는 NK세포 치료제, T세포 치료제, CAR-T 치료제가 있다.
 
제약업계들이 면역세포 치료제에 주안점을 두는 배경으론 순수 면역 세포 자체를 투약해 상용화된 치료제가 현재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업계들의 개발 단계는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결국 면역세포 치료제 시장은 누가 빨리 개발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블루오션 시장인 셈이다.
 
TBRC 글로벌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내년까지 약 705억9000만 달러(약 89조5000억원)으로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HK이노엔은 와이바이오로직스와 공동연구로 차세대 면역 항암 항체를 발굴했다고 밝힌 바 있다. HK이노엔은 이 항체를 활용해 항체치료제와 더불어 CAR-T와 키메라 항원수용체-자연살해(CAR-NK) 등 세포치료제로 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원래 HK이노엔은 케미컬 의약품 중심으로 면역질환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었다"며 "바이오 파이프라인도 가지고 있지만 세포 치료제 사업을 추가로 진출한 건 유의미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HK이노엔 본사 전경. (사진=HK이노엔)
 
HK이노엔은 세포 치료제 부문에서 혈액암과 고형암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HK이노엔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해 CAR-T, CART-NK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또 HK이노엔은 자체 개발을 바탕으로 자체 플랫폼을 형성해 동시에 가동하고 있다.
 
앞서 HK이노엔은 앱클론과 CAR-T 세포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두 회사는 MOU에 따라 앱클론의 후속 CAR-T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개발 협력을 추진한다.
 
엔케이맥스도 면역세포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엔케이맥스는 차세대 NK세포 배양 기술을 적용한 '슈퍼NK(SNK01)'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엔케이맥스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슈퍼NK 단독투여군은 미국에서 진행중인 육종암 임상 코호트1~3 임상 결과다. 기존치료제가 듣지 않는 환자 9명 중 6명이 암덩어리가 더이상 커지지 않는 안전병변(SD: stable disease)로 확인돼 질병통제율(DCR: Disease Control rate) 66.7%을 기록했다. 포스터에 따르면 기존치료제를 최대 9차례 치료를 진행하였으나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들에서 NK세포 단독투여만으로 암의 진행이 멈추는 효과를 보여,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엔케이맥스 관계자는 "엔케이맥스는 암의 95% 비중을 차지하는 고형암을 타겟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면역세포 치료제 슈퍼NK를 통해 4기 비소세포폐암, 말기 육종암 환자에서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면역세포 치료제 슈퍼NK에 따른 부작용이 전혀 없고, 고형암에서 치료 효과도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면역세포 치료제 시장에 대한 관심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면역세포 치료제는 고형암과 혈액암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항암제 자체가 제약바이오산업에선 가장 유망한 치료 질환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이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C셀은 NK와 CAR-NK, CAR-T, CIK, 줄기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 연구개발역량을 갖고 있다. 특히 제대혈 유래 동종 자연세포(CBMK)와 리툭시맙의 병용투여 파이프라인 'AB101'의 임상 1상 중간데이터 오픈이 올해 하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존의 제약바이오 기업 외에도 대기업에서도 면역세포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누가 빨리 개발하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리는 시장이 된다"고 덧붙였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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