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네 가족' 추정 시신 3구 발견…실종 30일만(종합)

지문·DNA 대조 등 신원 확인 중
카드빚 1억 상당…평소 생활고 겪어

입력 : 2022-06-29 오후 5:38:29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30일간 행적이 끊긴 조유나(10)양 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3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을 광주 기독병원으로 보내고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시신의 옷차림은 조양 가족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담긴 CCTV 영상 속 모습과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광주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남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인근 수중에서 조양 가족의 아우디 차량을 인양했다. 이후 오후 1시20분쯤 차량 내부 수색을 거쳐 조양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3구(성인남녀, 어린이)를 육안으로 확인했다. 
 
경찰이 차량 안에서 시신을 수습한 자리는 성인 남성이 운전석, 성인 여성과 어린이는 뒷좌석이다. 시신은 부패가 고도로 진행됐고, 차량 변속기는 주차(P) 상태였다.
 
경찰은 신원 확인을 위해 조양 추정 시신 3구를 광주 기독병원으로 옮겼다. 지문 대조와 유류품 분석 등을 거쳐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지문 등록이 안 된 어린이는 함께 수습한 성인과 유전자 정보(DNA)를 비교해 가족 관계를 법의학적으로 규명한다. 차량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낸다.
 
문용은 광주남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인양한 승용차의 정밀 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할 것"이라며 "교통사고 흔적이나 차 고장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양 가족은 그동안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전날 조양이 살던 집 우편함은 채권추심기관 독촉장과 민사소송 통지서 등이 쌓여있고, 집 월세도 밀려있는 상태라고 전해졌다. 조양 어머니 이씨 앞으로 신용카드사 한 곳에서만 카드대금 2700여만원이 있는 등 총 카드빚은 1억원에 상당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조씨는 광주 서구의 한 전자상가에서 조립 컴퓨터를 판매했으며 지난해 7월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도 비슷한 시기에 직장을 그만두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조양의 부모가 인터넷에 수면제·암호화폐(루나 코인)를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단어도 검색한 흔적도 드러났다. 경찰은 검색 시점이 조양이 학교에 교외 체험학습 신청일 이전부터라고 부연했다. 루나 코인은 지난달 일주일 사이 가격이 97% 이상 떨어지는 등 폭락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날 인양 작업에는 민간 업체의 55t급 바지선 1척과 25t급 크레인선 1척 등이 투입됐다. 수중 요원들이 먼저 잠수해 크레인선의 쇠사슬을 차량과 연결해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차량은 바지선에 실려 육지로 옮겨졌다. 송곡항은 조양 일가족의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 등 마지막 생활반응을 보인 지점이다.
 
앞서 조 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5월19일부터 6월15일까지 제주도로 교외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체험학습 종료일인 지난 16일 이후에도 아이가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질 않자 학교 측은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전날 경찰은 실종 29일만에 송곡할 인근 바다 속에서 가족이 타고 다니던 차량을 발견했고, 이날 인양했다.
 
경찰이 29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유나(10)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한 뒤 유실방지망을 벗겨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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