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 도입 1년 연기…이중과세 제거 놓고 이견

141개국, 2024년부터 매출 발생 국가에 '과세권'
연결매출 27조원·이익률 10% 초과 기업 대상
삼성전자도 2024년부터 매출발생국에 '세금'
이익률 10% 초과분 25% 과세…10월까지 최종안

입력 : 2022-07-12 오후 3:45:24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구글·애플·삼성전자 등 다국적 기업이 매출 발생 국가에 세금을 내도록 하는 ‘디지털세’ 도입이 당초 2023년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1년 더 늦춰졌다.
 
다국적 기업이 특정 국가에서 이미 세금을 부담하는 경우 해당 국가에 배분될 과세권 규모를 제한하는 '세이프하버(Safe Harbor)' 조항과 이중과세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디지털세와 관련한 입법 지침을 담은 모델규정 최종안은 오는 10월 마무리할 것을 목표로 잡았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포괄적 이행체계(IF)는 디지털세 필라1과 관련한 다자협약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체결, 2024년 시행을 목표로 제시했다. 세이프하버·이중과세 등의 세부사안에 대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당초 합의했던 시행일정을 1년 연기한 것이다.
 
디지털세에 대한 논의는 거대기업에 대한 과세권을 시장소재국에도 배분하는 '필라1'과 기업 조세회피 차단을 위해 법인세 최저한세를 15%로 설정하는 '필라2'로 구성돼있다. 현재 141개 국가가 참여 중인 IF 주도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지난 11일 공개한 보고서에는 모든 회원국에 동일한 내용의 법령이 일관되게 시행되도록 하기위한 입법지침인 필라1 모델규정 초안이 포함됐다. 이 중에서도 매출이 크고 이익률이 높은 거대 다국적기업의 초과이익 일부에 대해 상품·서비스가 최종 소비된 시장소재지국에 대한 과세권 재배분(Amount A)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담겼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포괄적 이행체계(IF)는 디지털세 필라1과 관련한 다자협약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체결하고 2024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사진은 삼성전자 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필라1 과세이익을 배분받은 시장소재지국은 해당국 내 법인세법에 따라 다국적기업에 과세할 예정이다. 기존에 과세하던 국가들은 해당 기업에 대해 공제방식으로 이중과세를 조정한다. 이에 따른 예방과 해결을 위해 의무적 조세확실성 절차를 마련했다.
 
적용범위는 해당 사업연도의 연결매출액이 200억 유로(약 27조원) 이상이고 이익률 10% 초과하는 글로벌 다국적기업으로 규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가 모든 조건을 충족해 대상 기업에 포함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연결매출액 200억 유로 조건을 충족하나, 이익률 10% 초과 조건의 경계에 있어 불확실한 상황이다.
 
기업들이 세금을 납부하는 최종 시장 소재지국은 제품 유형별 매출 귀속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
 
완제품은 최종 소비자에 대한 배송지를 시장 소재지국으로 보고, 부품의 경우 해당 부품이 포함된 완제품의 최종 배송지를 시장 소재지국으로 간주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에서 이 반도체로 휴대폰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한다면 해당 기업은 미국에 세금을 내야 한다. 
 
최종 소비지국의 직접 식별이 어려운 경우에는 '대안적 신뢰가능한 지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별로 귀속된 매출이 100만 유로 이상이 되면 해당국은 필라1 과세권을 갖게 된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400억 유로 이하인 국가는 25만 유로 이상만 되도 과세권을 부여한다.
 
대상 기업의 통상이익(이익률 10%)을 초과하는 이익의 25%를 국가별 귀속매출액에 비례해 시장소재국에 배분하되, 이미 과세 중인 초과이익 부분에 대해서는 배분액에서 감축한다.
 
대상 기업의 특정국내 잔여이익률('자산감가상각+급여' 대비 이익률·RoDP)이 높은 국가 위주로 이중과세제거 부담의무를 할당한다. 이에 부담의무를 할당받은 국가는 소득공제·세액공제 등 방식으로 이중과세를 제거한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15~16일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IF는 오는 8월 19일까지 서면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후 오는 10월말까지 모델규정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