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원내대표 100일)'윤핵관’서 ‘원톱’ 직무대행까지…권성동 100일

검찰 수사·기소 분리 중재안 합의로 리더십 상처…장관 후보자 자진사퇴 이끌어내기도
당정 소통·윤석열정부 정책 뒷받침 노력

입력 : 2022-07-16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대표적 '윤핵관'으로 불리며 원내대표 자리에 오른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으면서 '원톱'체제로 당을 이끌게 돼 사실상 여권 최고 실세로 떠올랐다.
 
지난 4월8일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뒤 조해진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4월8일 진행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권 원내대표는 전체 투표자 102명 가운데 81표를 확보해 조해진 의원을 크게 누르고 당선됐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4월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3위에 그친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008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입당 초기부터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됐고 이명박정부 출범 후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 최측근으로 조력하면서 비주류에서 주류로 떠올랐다. 강원도 강릉 출신인 그는 윤 대통령의 외가가 강릉이라는 점과 검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과 함께 윤 대통령의 정계 진출과 입당을 도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다. 대선 과정에서는 당 사무총장, 대선 후보 비선실장을 맡아 대선승리까지 이끌어내면서 개국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윤핵관의 '맏형'으로 자리잡았다.
 
권 원내대표의 조력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영향력이 발휘됐다. 당초 원내대표 선거에 적극적인 출마 의지를 가졌던 김태흠 의원은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직접 찾아가 출마 숙고를 요청해 충남도지사로 선회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기 위한 윤 대통령의 의중이 포함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출마 당시 당이 청와대 출장소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윤석열 당선인에게 민심을 전달하고 할 말 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경선에서 승리 후에도 "앞으로도 할 말은 하는 강단으로 대통령과 당이 국민 눈높이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대선 경선 때도 권 원내대표는 "난 윤석열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집권 초 첫 여당 원내대표로 화려한 서막을 올렸지만 여소야대 지형 속에서 당 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4월22일 그는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의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중재안에 합의했다가 당 안팎의 반발을 샀다. 권 원내대표는 "저의 판단 미스가 있었다"며 세차례나 사과하고 합의를 번복했다.취임 후 처음 사인한 여야 합의안 철회는 리더십에 상처를 입혔다. 특히 의원총회 추인까지 거쳤던 합의안을 이준석 당대표가 페이스북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여야가 합의한 법안에 대한 입법공청회를 열고, 처음부터 재논의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 자존심을 크게 구기기도 했다. 이 대표의 재논의 결정 배경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목되면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서 멀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5월 말 국무조정실장으로 내정됐던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의 인사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결국 윤 행장의 자진사퇴로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기싸움에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권 원내대표는 '아빠찬스'논란에 휩싸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여론이 악화되자 당내 공식 의견을 전달하며 자진사퇴를 이끌어냈다.
 
권 원내대표는 또 다른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중심이 된 당내 공부모임(민들레)을 두고 계파정치 논란이 일자 이를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서며서 친윤계 내부 의견을 정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6월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접견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에 여론을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당 안팎의 평가도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정부의 검찰 편중 인사 논란에 대해 "비판 가능성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이후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선이 여권 지도부들이 전달받지 못한 상황에서 발표되자 대통령실을 향해 "장관 인사 정도는 언론에 발표하기 전 미리 말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할말하는 원내대표의 역할을 일정부분 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당정 정책 협의와 정책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개최하며 당정관계 주도권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특강'을 열고 각 부처 수장들에게 '반도체 '열공'을 지시하며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조하자, 곧바로 당내 반도체산업지원 관련 특위를 설치하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반도체 특강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윤 대통령의 주요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가 국정과제에서 빠져 공약 후퇴 논란이 일자 권 원내대표는 즉각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윤 대통령 공약을 뒷받침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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