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해수욕장 가봤더니…"피서지 방역 '비상', 가까우면 감염"

마스크 안 쓰는 사람 '대부분'…피서지 유흥 거리 불안
개장 후 지역 확진자 사례 늘어…상인들 기대반 걱정반

입력 : 2022-08-02 오전 4:00:00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여름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8월을 앞두고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을 찾았을 때는 수십개의 파라솔이 한눈에 펼쳐졌다. 평일 낮 시간대인 7월 마지막주 금요일인데도 파라솔 3분의 1가량이 찰 정도로 해수욕을 즐기는 시민들과 텐트·그늘막 등 일명 캠핑족들이 즐비했다.
 
주말인 아닌 평일 낮 시간대인데다, 인파로 붐비는 동해·남해바다보단 다소 한산한 해수욕장 풍경이었지만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로 마스크를 착용한 인파를 찾긴 어려운 건 매한가지였다.
 
가족 단위이거나 지인·친구들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음식을 섭취하거나 대화에 열을 올렸다. 대다수 피서객들도 마스크는 쓰지 않은 채, 물놀이를 즐기는 광경이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휴가를 맞아 가족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았다는 한 시민(인천 거주)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많지 않아 괜찮은 거 같다"고 말했다. 
 
지인들과 해수욕장을 찾았다는 한 여성(경기도 거주)은  "푹푹 찌는 무더위에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답답하고 땀이 찬다. 야외 마스크 해제로 알고 있는데 아니냐"며 되물었다.
 
평일 낮 시간대인 7월 마지막주 금요일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는 피서객들이 텐트나 그늘막을 치고 휴가를 즐기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부는 지난 4월 18일 사회적거리두기 전면 완화 조치에 이어 6월 2일부터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상태다. 다만 50인 이상이 관람하는 공연, 스포츠장이나 행사, 집회 등에서는 감염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마스크 의무 착용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실외에서도 1m 이상 거리 유지가 어려운 경우와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해수욕장은 실외인 관계로 마스크 착용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규제 없는 일상 방역 생활화'를 중요 시한 만큼, 마스크 착용이나 손씻기 등 일상 방역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현장에서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이 연신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고 있지만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까지 해수욕장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본격적인 피서철 인파가 몰릴 경우 직간접적 코로나19 폭증의 현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 강원 지역의 경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강원 지역 해수욕장 개장 일주일 후 2배 이상 늘었다. 7월 초 1만명대 안팎을 유지하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만명 안팎으로 급증했다. 특히 하루 30만명 확진이 예상되는 6차 대유행의 현실화 기로에서 피서지의 집단 확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나 식당 등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풀리고 맞이하는 첫 휴가철이 맞물리면서 유행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해수욕장 인근 상인은 "거리두기 해제로 삼삼오오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어 그마나 안도하고 있지만 벌이가 시원치 않다"며 "휴가철을 앞두고 아직 조용한데 파는 나나 오는 손님이나 조심스럽긴하다. 기대반 근심반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야외 마스크 해제라고는 하지만 다 벗고 다닌다. 거리를 두고 안 쓰면 된다고 하지만 해수욕장 은근에서 누가 지키겠냐. 사실상 젊은 사람들은 안 지킨다고 보면 된다"며 "술에 취해 마스크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대부분 '노 마스크'를 제지하는 이들도 없다"고 전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해수욕장은 야외니까 아주 가까이 있지 않으면 물가에서는 감염 가능성이 적지만, 파라솔 같은 곳에서 지인끼리 앉아서 음식을 먹거나 할 때 감염자가 있으면 근접감염이 될 확률이 높다. 오락실이나 노래방 등 유흥 거리가 많으니까 그런 곳에서 놀면서 감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여름 유행에 코로나19 감염이 상당히 나올 것이다. 치료제 투여를 원활하는 것과 중증도 관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일 낮 시간대인 7월 마지막주 금요일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는 피서객들이 텐트나 그늘막을 치고 휴가를 즐기고 있다. 사진은 을왕리 해수욕장에 1~2m 간격으로 설치된 파라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인천=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