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행진' K-방산주…상승 화력 '폭발'

방산주 대표종목, 연일 상승…하루 만에 3종목 신고가 경신
방산주 ETF, 한달간 20% 상승…수출 증가 기대감
윤 정부 정책 수혜에 원·달러 환율 강세 기조까지…수익성 개선 전망

입력 : 2022-08-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원자력 발전, 방위산업 등을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방산주들이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국내 방산기업들의 연이어 수주 낭보를 이으면서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방산주들의 이익 또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현대로템(064350)LIG넥스원(07955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등 방산주들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로템은 전 거래일 대비 4600원(17.16%) 오른 3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3만19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또 다른 방산주인 LIG넥스원은 5.41% 오른 9만940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70% 올랐으며, 장 초반 7만7500원을 터치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방산주들은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국내 방산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ARIRANG iSelect우주항공&UAM’는 최근 한달새 주가가 19.59% 올랐고, 대표적 방산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59.82%), 현대로뎀(39.46%), LIG넥스원(25.78%), 한국항공우주(12.84%) 등도 13~60%가량 상승했다.
 
국내 방산주등의 강세는 최근 높아진 수익성 개선 기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국제 정세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방산주들의 해외 수출 실적도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실적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방산주의 투자 매력도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인도, 오만 등에 무기를 수출해 왔다. 지난달에는 폴란드 정부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한국산 무기체계 도입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규모는 20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폴란드 수출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이집트에 K-9 자주포 200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 사격지휘장갑차 등을 수출하기도 했다.
 
올해 국내외 방산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한국의 무기 수출 증가율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간 한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이전 5년(2012~2016년) 대비 176.8% 늘어났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익성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연일 연고점을 새로 쓰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7원 오른 달러당 134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28일(1356.80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 수출 중심의 기업엔 호재로 작용한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수출단가가 올라가 전체 매출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방산주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미·중 갈등 등이 방산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치권의 대만 방문으로 4차 대만해협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지정학 리스크 속 각자도생 기조는 국방 투자로 연결되면서 한국 방산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 무기 수출이 증가하면서 국내 방산업의 12개월 이익 전망치는 2017년 고점을 돌파했다”며 “미·중 경쟁 본격화로 지정학 리스크가 유럽에서 아시아로 확산하면서 전세계 방산 시장 규모도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대규모 방산 수출 지원 등을 통해 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러시아·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수출국 진입으로 방위산업을 전략산업화하고 방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K2 전차'.(사진=현대로템)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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