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갈아 끼운 공수처…'종이호랑이' 벗어날까

김진욱 처장 "CI 마련 계기로 일신우일신"
법조계 "수사능력 만큼 정치적 중립 확보해야"

입력 : 2022-08-26 오후 5:23:10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최근 로고(CI)와 슬로건을 발표하며 새 출발 의지를 보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앞으로 제대로 된 수사로 존재 이유를 입증해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26일 오전 열린 공수처 새 CI 현판제막식에서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실망스러운 모습도 보여드렸습니다만 오늘 새로운 CI의 현판식을 계기로, 일신우일신하는 공수처가 되고자 한다"며 "공수처에 대한 질책과 함께 따뜻한 격려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출근길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수사에 대해 법률 검토와 사실관계 확인 절차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지난달 20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사적채용 논란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면서 해당 사건은 수사1부에 배당됐다.
 
공수처는 현재 골프접대를 받은 의혹으로 고발된 이영진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대한 수사도 착수했다. 이 재판관에게 접대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사업가를 최근 불러 접대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이후 구체적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공수처를 두고 수사역량 배양과 함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로스쿨 교수는 "공수처의 위기는 단순히 수사를 잘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며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적 수사 능력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수처의 위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듭 "전문성 강화뿐만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중립성 없이 수사를 진행한다면 수사에 대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계속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 법조계 인사도 "김 여사 사적 채용 의혹이나 이 헌법재판관 골프접대 의혹에 대한 수사도 중요하지만, 공수처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공수처만의 기준을 바로 잡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주목받는 사건만 따라간다면 신뢰를 얻기 힘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정문에서 열린 공식 CI 반영 현판 제막식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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