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탄소중립, '로터세일'로 앞당긴다

첨단 돛 역할 하는 로터세일, 6~8% 연료 절감
무탄소 연료 개발과 함께 효율 증가로 경쟁력↑

입력 : 2022-10-12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조선업계가 친환경 연료 저감 기술인 '로터세일(Rotor Sail)' 개발에 한창이다. 차세대 친환경 연료 기술 개발에 나서는 한편, 풍력으로 연료 사용량을 줄여 탄소 절감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선박온실가스(GHG) 배출을 2008년의 50%로 줄이기 위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선주는 화물 1톤(t)을 1해리 운송할 때 배출되는 CO₂ 양을 2019년 기준으로 2020년~2023년 총 5%, 2024년~2026년 매년 2%씩 낮춰야 한다.
 
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하이로터(Hi-Rotor)를 설치한 선박 조감도. (사진=현대중공업)
 
세계 조선·해운업계는 친환경 연료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미국 기반 크루즈 라인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은 지난달 네덜란드에서 크루즈 업계 최초 바이오 연료 시험을 마쳤다. 같은 달 미국 선급협회는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CSDC의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뉴캐슬맥스 벌크선을 원칙적으로(AIP) 승인했다. 뉴캐슬맥스 벌크선은 세계 최대 석탄 항만인 호주 뉴캐슬항에 입항할 수 있는 최대 규모 선박이다.
 
선사 머스크는 지난 3월 유로피언 에너지 등 6개 기업과 2025년까지 연간 73만t의 그린 메탄올 공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국내 조선사들도 메탄올과 암모니아, 수소 등 차세대 연료와 선박 연구개발(R&D)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편으로 연료 사용량 자체를 줄여 탄소 저감 속도를 앞당기려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로터세일이다.
 
로터세일은 선박 갑판에 설치되는 원기둥 형태 구조물이다. 선박 운항으로 얻는 바람을 로터세일의 회전력으로 바꿔 동력에 보탠다. 전기 모터로 회전하는 로터세일이 선박 주위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만나면 로터세일 주변부에 압력차이가 생긴다. 이에 전진하는 추진력이 발생하는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를 활용한다. 선박 탑재 시 6~8% 연료 절감으로 탄소 배출 감소 효과를 낸다.
 
현대중공업(329180)은 현재 로터세일 독자모델 하이로터(Hi-Rotor)를 개발하고 있다. 하이로터는 전기모터와 로터를 연결하는 구동부에 감속기어 방식을 적용해, 기존 상용 제품의 벨트방식보다 구동 시스템의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지난 2020년 한국선급 기본 인증에 이어 올해 8월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설계승인을 받았다.
 
현재 하이로터는 육상 실증을 위한 제품 제작 단계에 들어섰다. 현대중공업은 실증 시기를 올해 12월로 예상한다. 제품 수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노르웨이 선급 DNV와 로터 세일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최근 ‘로터 세일 시스템 및 연료 절감 장치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지난해 3월에는 'DSME 로터 세일 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DNV로부터 기본 승인(AIP)을 받았다. 
 
실물 크기 DSME 로터 세일 시제품도 준비중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시제품은 연내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2026년까지 경남 거제 옥포국가산업단지 안에 ‘로터 세일 실증 센터’도 세울 계획이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지난 2019년 로터세일을 적용한 VLCC를 개발해 영국 로이드(LR) 선급으로부터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풍력 보조추진장치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선박에 대한 수요가 당장 높지는 않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다만 조선사들은 관련 기술 개발을 향후 연료 효율 경쟁을 위한 대비 차원으로 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차세대 연료 기술 개발에 나서는 한편, 연료 사용량 자체를 줄여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로터세일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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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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