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디스플레이 시장 '찬바람'…해답은 IT용 OLED

태블릿·노트북도 OLED 전환…애플향 수요 고려도
폴더블폰 시대 도래·TV 수요 둔화 등에 전환 속도↑

입력 : 2022-10-16 오전 9:00:1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IT용 OLED 카드를 꺼내들었다.
 
LCD가 장악하던 태블릿 PC와 노트북까지 OLED로 전환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애플까지 OLED로 전제품 전환을 꾀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OLED 투자를 공식화하고 주요 장비 제조기업과 구체적인 사양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T 기기용 OLED 투자에 나서는 것은 2017년 이후 5년여 만이다. 
 
앞서 지난 8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는 국제 정보 디스플레이 학술대회인 'IMID 2022'에 참석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8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8세대(2200×2500㎜)는 원장 크기가 6세대(1500×1850㎜)보다 커 한 번에 더 많은 패널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생산 기간이 줄고 원가도 절감된다. 예상 투자 규모는 3조~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가동 시점인 2024년은 애플이 밝힌 OLED 패널을 적용한 첫 아이패드 출시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최근 아이폰에 OLED 탑재 비율을 늘린 애플은 맥북·아이맥 등 PC 제품에도 OLED 탑재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조만간 삼성디스플레이의 장비 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통상적으로 OLED 공정 장비 제작에는 최소 수개월, 초도 양산까지 1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도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의 LCD 매출 비중은 2018년 87%에서 2021년 65%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절반 이상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투자에 착수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말까지 약 1조4200억원의 자금을 파주공장 중소형 OLED 라인 증설에 투입한다. 내년부터 2024년 3월까지 1조8800억원이 추가적으로 투입되며 총 투자금은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증설을 통해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월 3만장 수준인 6세대 중소형 OLED 생산능력(캐파)을 2024년 월 6만장까지 2배 늘린다. 이는 6.45인치 OLED 패널 기준으로 연간 1억800만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K-디스플레이 2022' 전시회에서 TV용 LCD 패널 라인 전환 계획에 대해 "대형 OLED 혹은 IT 패널이 모두 호환성이 있다"며 IT용 OLED 신규 투자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LCD 패널 저가공세와 수요하락에 따라 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OLED 시장은 스마트폰과 TV가 수요를 견인해왔으나 앞으로는 노트북, 태블릿 등 IT기기로 수요처가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맞춰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폴더블폰의 등장,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한 전세계 TV 출하량 감소세 등도 이들 기업이 중소형 OLED 추가 투자를 결정짓는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CD로는 폴더블폰을 만들지 못한다"며 "스마트폰 대세가 폴더블로 이동하고 있는데 중소형 LCD는 애플이 쓰지 않으면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TV 시장 전망도 어둡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TV 출하량 전망치를 2억1700만대에서 2억1200만대로 하향 조정했고 옴디아도 올해 TV 출하량을 2009년(2억1000만대) 이후 최저치인 2억879만대로 예상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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