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설에 '역대급' 투자 밝힌 BMW, 독일은 "불만"

독일 정부 "IRA 보조금 때문에 미국으로 이탈하는 기업 늘어"

입력 : 2022-10-20 오전 10:27:56
(사진=연합뉴스) 올리버 칩세 BMW그룹 회장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독일 자동차기업 BMW가 미국 내 전기차 생산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BMW는 이날 미국 내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시설에 총 17억달러(약 2조4378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올리버 칩세 BMW그룹 회장은 "단일 투자로는 우리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지사도 이번 투자가 주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BMW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최소 6종의 완전 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총 17억달러의 투자 비용 중 10억달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튼버그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라인 구축에 사용된다. 남은 7억달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우드러프 인근에 새 배터리 공장 개설에 쓰인다.
 
아울러 중국의 재생에너지 기업 엔비전 AESC이 BMW에 공급할 배터리 공장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30기가와트시 규모로 신설한다고 BMW는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핵심 정책을 처리하며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강조해왔다. IRA에는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한화 약 1000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생산 기반이 없는 해외 전기차 기업들은 해당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미국에서 채굴된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만 보조금 지급 대상이 돼 배터리 업계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편 BMW의 대규모 미국 투자 발표에 독일 정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이날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IRA의) 강력한 보조금 때문에 기업들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탈하고 있다"라며 "유럽 차원에서 강력한 대답(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미국의 이러한 정책이 "거대한 관세 전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투자를 밝힌 BMW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칩세 회장은 "(IRA 대상에서 제외된) 자동차 기업이 개발을 중단한다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산 배터리 부품과 원료 사용을 금지한 미국의 조치를 겨냥해 "현실적인 규제를 부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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