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덕봤다…전기차, 하이브리드 넘어

10월 전기차 1만9377대 판매, 하이브리드 3천여대 앞서
국산·수입 전기차 모델 확대…"전기차에 하이브리드 수명 달려"

입력 : 2022-11-03 오후 1:57:04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이 하이브리드차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처음 앞지른 데 이어 2개월 연속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수입차 브랜드들도 신차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면서다.
 
3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만9377대로 전년 동월 대비 78.4% 증가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1만5915대)를 3462대 차이로 앞질렀다. 지난 9월에도 전기차 판매량이 2만38대로 하이브리드차(16755대)와는 3000여대 차이가 났다.
 
아우디 Q4 e-트론(사진=아우디)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 보다 많이 팔린 건 의미 있는 수치다.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와 주행거리 등이 아직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가 꼽혔다. 전기차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맡고 있던 셈이다. 하지만 정부의 보조금과 전기차 모델이 다양해지면서 올해는 친환경차 무게 중심이 하이브리드차에서 전기차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6는 10월에만 3676대가 팔려 국산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기아(000270) EV6(2367대), 아이오닉 5(2241대)가 뒤를 이었다. 쉐보레 볼트 EV, 볼트 EUV는 각각 199대, 908대 판매됐다. 볼트 EUV는 4개월 연속 전월 대비 증가세와 함께 올해 들어 월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수입차 시장에선 9월 출시된 아우디 Q4 e-트론(1235대), 폭스바겐 ID.4(585대)가 각각 수입차 판매 3위, 7위에 오르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ID.4의 경우 9월 출시 2주 만에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전기차 시장은 현대차그룹이 주도했지만 최근 경쟁력 있는 가격대의 수입 전기차들이 속속 나오면서 전기차 판매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인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04만대로 처음 100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비중은 9월에만 17%를 기록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고 1~9월 기준으론 13%에 달했다.
 
전기차 시장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업체인 토요타가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했다. 주행거리가 길지 않고, 배터리 가격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전기차를 개발하지 않고서는 점유율 확대가 힘든 상황이 됐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을 지향하면서 연비는 좋고 중고차 가격도 높게 받을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많이 판매될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 전기차의 단점이 사라지고 보급 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기차의 득세 정도에 따라 하이브리드 차의 수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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