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6년 만에 임시주총...이재용호 닻 올렸다

3일 서천연수원서 진행…각각 88.29%·99.25% 찬성
이사회 구성 '마침표'…이재용 회장 내년 3월 복귀 전망

입력 : 2022-11-03 오후 2:45:23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제54기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가 임시주총을 여는 것은 2016년 10월 27일 이후 약 6년 만이다. 이번 주총 의결로 공석이었던 사외이사 두자리가 채워지면서 온전한 이사회가 구성됐다. 따라서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위한 발판도 마련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3일 오전 경기도 용인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허은녕 서울대 공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그간 삼성전자 이사회 내 사외이사는 지난 4월 한화진 사외이사가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돼 사임하고 5월 박병국 사외이사가 별세하면서 4명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3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서천연수원에서 '제54기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날 표결에서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 41억8688만410주 중 36억9655만6302주(88.29%)가 허 교수 사외이사 선임 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유 전 본부장의 사외이사 선임에 동의한 주식 수는 41억5552만1157주(99.25%)로 집계됐다. 사외이사의 공식 충원은 2023년 3월 정기주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당초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이는 무산됐다.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연기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일 창립 53주년 기념식에도 불참했으며 당시 행사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도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날 임시주총에서 두 후보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안이 통과됨에 따라 이 회장을 경영 중심 축으로 하는 삼성전자 이사회가 신속히 완성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선임안을 상정할 수 있었으나 이를 앞당겼기 때문이다.
 
이날 주총에서 한 주주가 "몇달 후면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데 그때 선임하지 않고 임시 주주총회까지 하면서 선임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한 부회장은 "상법상 내년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충원할 수도 있었으나 이사회의 독립성 유지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선임하고자 임시주총을 소집했다"고 답했다. 정기 주총에서 이 회장이 등기이사에 등재되면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 '뉴삼성'의 첫 이사회가 본격 가동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허 사외이사는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한국혁신학회 회장,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한 에너지 전문가다. 유 사외이사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과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경제 통상 분야 전문가다. 2020년에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해 최종 결선에 오르기도 했다.
 
김종훈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주총장에서 "허 사외이사는 에너지·자원·환경 관련 경제 및 정책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회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일조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유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국제통상전문가로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심화하는 글로벌 기업 간 주요 경쟁 상황 대응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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