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장고 끝에 가동한 '신한울 1호기'…"겨울철 전력 숨통·안전성까지 강화"

3세대 원자로형 APR1400 기반
체르노빌·후쿠시마 계기 안전성↑
주제어실 핵심설비 등 국산화
발전용량 40% 확대한 1400MW
"올겨울 안정적 전력수급 기여"

입력 : 2022-12-08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후쿠시마 원전에는 없던 각종 디지털 제어시스템을 넣은 신한울 1호기. 이중·다중화 설비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대비했습니다. 특히 겨울철 국내 전력 피크에 기여할 것입니다."
 
지난 5일 경북 울진 소재 '신한울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서자 높이 77m, 너비 46m의 신한울 1·2호기 돔형 격납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반구 형태의 돔은 지표면에서 약 72m로, 아파트로 치면 24층 높이에 달한다. 외벽의 두께는 122cm로 방사능 물질 유출 방지를 위한 최종 역할을 한다.
 
원자력발전소는 통상 2기가 한 세트로 지어진다. 1기만 따로 짓는 것보다 2기씩 짓는 게 경제적으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 중 1호기는 본격적인 가동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치고 지난 7일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2호기는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 중이다.
 
국내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의 가동은 지난 2010년 4월 부지정비 공사 착수 후 12년만이다. 당초 완공 예정이던 2017년 4월보다 5년이 미뤄진 끝에 어렵게 일궈냈다.
지난 7일 경북 울진 신한울 1호기가 행정 절차를 마치고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신한울 1호기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이중·삼중 안전장치…운전 편의성보다 안전에 방점"
 
신한울 1·2호기는 국산 기술로 만든 3세대 원자로형(노형) APR1400이 기반이다. 3세대 원전은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 등을 반영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2세대 대비 개선한 노형이다. 
 
APR1400은 우리나라의 기존 주력 원전 모델이었던 2세대 노형 OPR1000을 개량했다. OPR1000과 비교하면 발전용량은 약 40% 증가한 1400메가와트(MW), 설계수명은 40년에서 60년으로 늘렸다. 내진성능은 규모 6.5에서 7.0으로 상향했다.
 
신한울 1·2호기는 핵심 설비 기술을 모두 국산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제어실(MCR)의 핵심 설비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도 국산화에 성공했다. 
 
주제어실은 '원전의 두뇌 신경망'으로 불린다. 원전의 운전 상태를 상시 감시·제어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원자로를 안전하게 정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런 일을 했지만 신한울 1·2호기는 MMIS를 통해 컴퓨터로 제어한다.
 
이날 주제어실에는 6명의 직원이 커다란 모니터를 보면서 근무하고 있었다. 원전은 3개 조가 8시간씩 근무해 24시간 가동하는 체계인데, 운전원들은 근무시간에는 식사 시에도 주제어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원전 운영의 핵심인 만큼 주제어실은 다중 안전장치를 둔 공간이기도 하다.
 
홍승구 신한울 제1발전소 기술실장은 "주제어실 컴퓨터 전체가 고장 나더라도 운전할 수 있도록 설비를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아날로그식 안전제어반이 설치돼 있다"며 "안전제어반에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대비해 추가 아날로그 제어수단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화재가 나 주제어실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다른 층에 원격정지실도 마련했다.
 
원자로 격납건물에는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도 설치했다. 이는 백금이 코팅된 촉매제를 이용한 화학반응을 통해 원전 운전 시 발생하는 수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수소 농도가 높아지면 폭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설치하게 된 장비다.
 
신기종 신한울제1건설소장은 "PAR는 별도의 전력공급 없이 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보조 장비"라며 "수소가 많이 발생하는 위치를 분석해 신한울 1호기와 2호기에 각각 30대씩 설치했다"고 말했다.
 
7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한울 1호기 터빈룸에서는 연간 1만424기가와트시 전기를 생산한다. 사진은 신한울 1호기 터빈관람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1호기, 경북 전력수요 23% 생산…"안정적인 전력수급에 기여"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원전의 핵심 설비가 있는 터빈룸으로 들어서니 거대한 철제 설비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는 원자로에서 데워진 물이 증기발생기로 이동한 후 열교환을 통해 생긴 증기가 도달하는 곳이다. 증기가 터빈 날개를 돌리면 터빈 끝 발전기가 전기를 생산한다.
 
터빈은 분당 1800바퀴를 회전하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30도가량의 온도와 엄청난 기계음이 들리는 곳이다. 터빈룸에서는 연간 1만424기가와트시(GWh)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이는 경북 지역 연간 전력소비량의 약 23%에 해당한다.
 
경북의 경우 지역에 있던 기존 원전으로 전력소비량의 약 75%가량을 자급할 수 있었는데, 1호기 가동으로 100%를 채울 수 있게 됐다. 생산한 전력은 신태백변전소를 거쳐 수도권으로도 보내진다.
 
홍 기술실장은 "2호기까지 가동 시 경북 소비량의 120% 수준 전력이 생산된다"며 "올겨울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신한울 1호기가 톡톡히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여러 상황 때문에 완공이 지연됐는데, 지연되지 않았다면 국가에 더욱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며 "신한울 1호기가 국내에서는 전력 피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해외로는 수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안전하게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7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한울 1호기 터빈룸에서는 연간 1만424기가와트시 전기를 생산한다.  사진은 왼쪽부터 신한울 1호기·2호기.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울진=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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