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내 대기업 상장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잉여현금흐름(FCF)이 48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잉여현금흐름이 6조원 넘게 감소했다.
14일 기업 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500대 기업의 상장사 중 2년 비교가 가능한 268개 기업의 3분기 개별 기준 누적 잉여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14조1824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2조1110억원보다 47조9286억원(77.2%) 감소한 수치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을 알려주는 기준이면서 연말 배당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 절반이 넘는 148개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줄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3조9453억원으로 지난해 10조7207억원과 비교해 6조7754억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76조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조8500원으로 31.39% 급감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삼성전자만 보더라도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좋았지만, 3분기 들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해 잉여현금흐름에 준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며 "설비 투자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투입되는 것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 영업으로 인한 이익이 줄어 잉여현금흐름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를 포함한 IT·전기·전자 업종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15조1082억원에서 올해 -1조7457억원으로 16조8539억원 감소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000660)도 같은 기간 3조5496억원에서 -8552억원으로 4조4048억원 줄어 적자로 전환했다.
개별 기업 중 잉여현금흐름 감소 규모는
한국전력(015760)공사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전력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4조2321억원에서 올해 3분기 -23조6922억원으로 적자가 19조4601억원 확대됐다. 한국전력이 포함된 공기업은 같은 기간 -3조5770억원에서 -30조2319억원으로 적자가 26조6549억원 늘면서 감소액이 가장 두드러졌다.
반대로 조사 대상 기업 중 120개 기업은 잉여현금흐름이 증가했다.
메리츠증권(008560)은 지난해 3분기 2조20억원에서 올해 3분기 10조1838억원으로 8조1818억원(408.7%) 급증하며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HMM(011200)은 3조7905억원에서 9조493억원으로 5조2588억원(138.7%),
삼성증권(016360)은 2894억원에서 4조9150억원으로 4조6256억원(1598.1%) 각각 늘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