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동향)3년 만에 경영권 다시 쥔 권원강 교촌 회장

경영 위기에 재등판…'글로벌·소스·친환경·플랫폼' 키워드 제시
수제맥주 이어 막걸리 시장에도 진출 …프리미엄 장류 사업도 진행

입력 : 2022-12-25 오전 9:00:00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교촌치킨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3년 만에 다시 경영의 키를 잡았다.
 
코로나19 이후 외식 업계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교촌 역시 경영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권 회장의 복귀는 해외시장 공략, 소스 사업, 플랫폼 개발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제2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25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339770)는 권원강 회장의 취임식을 열고 권 회장 체제를 공식화했다. 권 회장이 교촌에프앤비의 경영권을 쥔 건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권 회장은 2019년 3월 창립 28주년을 맞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3월 권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올라서며 창업주의 복귀를 예고했다.
 
권 회장은 1991년 3월 경상북도 구미시에 330㎡(10평) 남짓한 규모의 교촌통닭을 열었다. 당시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양분화 되던 치킨 시장에 교촌은 간장치킨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권 회장은 재래시장에서 맛 본 간장소스에 착안해 끈적거림이 덜하고 맛이 깔끔한 교촌 고유의 마늘간장소스를 개발했다.
 
부분육 판매를 도입한 것 역시 권 회장의 혁신으로 꼽힌다. 권 회장은 당시 한 마리 개념이던 배달 치킨에 부분육 판매를 도입했다.
 
‘정직이 최고의 상술이다’라는 신조를 내세운 권 회장의 교촌은 2000년대 들어 수도권에 진출했고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며 전국구 브랜드로 도약했다.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2001년 280개였던 매장수는 2002년 500개, 2003년 1000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교촌치킨의 매장 수는 1365개다.
 
마늘간장소스로 만든 치킨으로 오늘날의 교촌을 만든 권 회장이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회장직에 다시 오른 건 외식 시장에 짙게 낀 불확실성, 이로 인한 교촌의 경영위기 심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3887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61% 가량 감소했다. 
 
권 회장은 침체된 시장 속에서 교촌의 제2도약을 위해 신규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점쳐진다. 이달 초 열린 취임식에서 미래 성장 키워드를 제시한 것 역시 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권 회장이 내세운 키워드는 글로벌(Global), 소스(Sauce), 친환경(Eco), 플랫폼(Platform)이다.
 
우선 권 회장은 미주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 전략 시장으로 삼는다. 지금까지도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왔던 교촌인 만큼 향후 속도감 있는 사업 전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권 회장은 핵심 기술인 소스를 글로벌 전략 사업으로 육성한다. 오늘날의 교촌을 만든 간장마늘소스, 레드소스, 허니소스 등의 노하우를 활용해 미래 핵심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향후 교촌은 가정용 소스 및 소스를 활용한 간편식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권 회장은 친환경 사업, 플랫폼 개발 사업 등을 통해 기업 혁신에도 나선다. 플랫폼 개발의 경우 단순히 주문 기능을 넘어 소비자 편의와 가맹점 운영 효율을 높이고 다양한 커머스 기능까지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이다.
 
23일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맨 왼쪽)과 오도창 영양군수(맨 오른쪽)를 비롯한 참석 내빈이 막걸리가 담긴 술병을 합수하며 개소식 성공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앞서 교촌은 이달 경상북도 영양군에 양조장을 열며 막걸리 시장에 진출했다. 영양 양조장은 1926년 설립된 100년의 역사를 지닌 양조장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9월 농업회사법인 ‘발효공방1991’을 설립하고 계열사로 편입했다. 발효공방1991은 전통주와 장류를 주요 사업군으로 삼고 있다.
 
권 회장은 향후 영양군 고추산업특구에 본격적인 생산 인프라를 지어 탁주 시장 확대와 함께 영양군 특산물인 고추를 활용한 프리미엄 장류 사업도 펼쳐나간다. 프리미엄 고추장 제품을 시작으로 간장, 된장, 청국장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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