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IPO 대해부①)대어급 씨말랐다…철회 이어질듯

컬리이어 골프존카운티·케이뱅크도 상장 연기 가능성
"올해 IPO 공모 규모 작년 절반 수준…시기 조정도 많을 것"

입력 : 2023-01-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연초 상장이 기대됐던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 연기와 철회를 이어가면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한파가 예상된다. 금리인상으로 시장의 자금이 마르면서 IPO 흥행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최근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2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컬리는 올해 2월22일까지 공모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사실상 상장 계획을 철회한 셈이다.
 
앞서 컬리는 지난 2021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을 투자를 받으면서 4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최근 증시부진 등으로 현재 장외시장의 시가총액은 1조원 규모로 4분의 1토막이 난 상황이다.
 
업계에선 컬리의 상장 철회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추락하고 있는 기업가치와 지속된 적자 폭 증가로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높아 기관투자자들의 좋은 반응을 끌어낼 수 없었다는 판단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컬리의 상장 철회는 예견된 수순”이라며 “컬리의 경우 애초에 기관투자자들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컬리의 경우 매출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영업 적자 폭도 크게 늘었다”면서 “막대한 마케팅 투자 비용으로 사업자체가 꾸준히 흑자를 낼 수 없는 구조다 보니 결국 사업성이나 재무적 회생 가능여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컬리의 경우 매출이 상승하는 동안 영업적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18년 1800억원이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1조5614억원으로 급증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 역시 337억원에서 2177억원으로 불었다.
 
앞서 HD현대(267250)그룹의 조선 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009540)도 지난 3일 현대삼호중공업의 IPO를 철회했다.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일정을 철회하면서 올해 상반기 상장을 준비 중인 골프존카운티와 케이뱅크 역시 상장을 연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골프존카운티의 상장 예비심사 승인 유효기간이 오는 2월22일 만료될 예정인데, 아직 증권신고서도 제출되지 않은 상황이다. 케이뱅크도 3월20일 예비심사 효력이 끝난다.
 
업계에선 올해 IPO시장의 공무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란 예측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은 기업 수로서는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공모금액 면에서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IPO 추진 기업의 추진 시기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공모금액의 변동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연내에 상장이 예상되는 대어급 IPO로는 새벽 배송 플랫폼 오아시스마켓과 케이뱅크 등이 있다. 
 
(사진=컬리)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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