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IPO 한파③)업계 정체기…"쿠팡, 흑자 기조 이어가나"

뉴욕증시 상장 마친 쿠팡…작년 3분기 흑자전환 성공
업계, 높은 시장 점유율 바탕으로 호실적 지속에 무게
이커머스 전반 정체기 진입…중장기적 위협 요인

입력 : 2023-01-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인플레이션 심화와 증시 하방 압력 전망에 이커머스 업계의 기업공개(IPO)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 업체인 '쿠팡'의 올해 실적 흐름에 관심이 쏠립니다.
 
쿠팡은 IPO를 추진 중인 마켓컬리, SSG닷컴 등의 강력한 경쟁 업체입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돼있지는 않지만 지난 2021년 당시 공모가 기준으로 6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는 점에서 많은 업체들의 IPO 롤 모델로도 꼽힙니다.
 
업계는 올해도 쿠팡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비교적 호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 전반이 정체기에 진입한 것은 중장기적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 높은 시장 점유율…안정적 실적 흐름에 무게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의 주요 소식 중 하나는 오랜 기간 대규모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온 쿠팡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쿠팡은 작년 3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6조8383억원,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지난 2014년 '로켓배송' 도입 후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1215억원으로 흑자전환했습니다.
 
쿠팡은 지난 2010년 소설커머스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2014년 로켓배송을 통한 대규모 투자로 적자 규모가 수조원으로 불어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끊임없는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쿠팡Inc 의장은 자동화 기술, 물류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 등에 초점을 맞춘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갔고,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지속적으로 넓히며 예상을 웃도는 흑자전환에 성공하게 됐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성공적인 상장도 막대한 투자를 견디게 한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메이저 유통 업체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 연구원은 "쿠팡은 한국 온라인 유통 시장 주도권을 굳힌 듯하다"며 "네이버, 롯데온, 이베이코리아 등 주요 온라인 유통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답보 상태에 있는 가운데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1년 사이 2.9%포인트 상승했다. 하위 업체들과 시장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류 센터 운영 효율화와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추세적 마진 개선을 이뤄나가고 있고, 광고와 제트 배송 사업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 여력을 계획하고 있다"며 "쿠팡의 광고 매출은 거래액의 1% 수준으로 추정되며, 아마존과 네이버의 거래액의 5%와 4%가 광고 매출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 여력은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시장 성장률 둔화에도 쿠팡은 제트 배송 등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한 덕분에 오픈 마켓 부문에서 양호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또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신사업 강화로 올해 수익성 개선과 밸류에이션 상승을 모두 이룰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로켓배송이나 뉴욕증시 상장 등 이커머스 업계에 있어 선두주자격 행보를 많이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쿠팡은 충성고객을 유치하는 '락인(Lock-In)'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고객이 느끼는 임팩트도 강하다. 경쟁 이커머스 업체들이 주춤한 상태여서 당분간 경쟁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 전반이 정체기에 진입한 것은 쿠팡 실적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서현정 연구원은 "지난해 온라인 유통 시장 성장률은 연간 10%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시장 성장 상단을 낮춰 쿠팡 성장 여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아울러 전문적 영역의 버티컬 플랫폼 성장이 두드러지며 쇼핑의 분화가 이뤄지는 점도 위협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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